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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asol Oct 07. 2024

회사로운 일상공상8

AI면접과 마이너리티 리포트

면접(面接), “서로 대면하여 만나봄”이라는 뜻을 가진 행위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왔다. 기업에 맞는 적절한 인재를 뽑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현재는 인성 면접, 기술 면접, 최종 면접(임원 면접) 등의 다층화된 단계를 거쳐 실시되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더욱이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보편화된 온라인의 활성화로, 대면하여 만나본다는 면접이 “비대면” 면접이라는 역설적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또 다른 시대의 한축인 AI기술을 활용한 “AI면접”이다. 주로 1차 스크리닝을 위한 인성면접을 대체하는 단계로 활용되고 있는 이런 AI면접은 비공개된 알고리즘 탓에 공정성 시비 등 많은 논란을 낳고 있기도 하다. 겉으로는 표정이나, 음성, 어휘 등을 데이터화하여 지원자의 업무능력을 평가한다고 하나, 과연 기계적 알고리즘에 의한 평가가 얼마나 정확한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그 결과가 아무리 정확한 예측이라 하더라도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한 사람의 당락을 결정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정리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AI를 이용한 면접은, 우주에 있는 모든 원자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을 안다면 뉴턴의 운동법칙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모든 것을 예측할 수 있다는 “라플라스의 악마”가 되어 한 사람의 미래를 예측하려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인 것이다. 면접동안의 응시자의 몸짓, 표정, 목소리, 답변을 기존의 빅데이터에 대입하여 그들의 미래를 예측해 내는 것이니, 무엇보다 빅데이터의 방대성과 정확성, 그리고 면접을 통해 추출되는 응시자의 데이터의 정확성이 그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통계적 기법은 평균을 넘어서는 “아웃라이어”를 제대로 처리할 수 없는 맹점이 있다. 마치 20여 년 전 톰 크루즈가 열연했던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미래를 예언하는 예언자들도 때론 소수의견(마이너리티 리포트)을 내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영화는 단지 예측의 부정확성을 넘어 벌어지지 않은 범죄를 예측하여 미래의 범죄자를 잡아들인다는 논란이 될 법한 미래의 모습을 그리고 있기도 했다. 이처럼 AI면접관이 라플라스의 악마에 무한히 가까워진다 하더라도 과연 그 모든 예측이 신의 예언처럼 이루어질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hatGPT로 대표되는 AI기술이 어느 날 갑자기 인터넷을 장악하듯 시나브로 우리의 생활에 들어와 버린 AI에게 언젠가 기업의 미래까지도 책임을 전가해 버릴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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