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가장의 자산관리
통장 쪼개기, 카드 구분하기, 100만 원으로 한 달 살기 등 재테크 관련 책 및 미디어를 통해 배운 자산관리 방법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67%가 자산관리 방법을 시도했지만, 6개월 이상 지속한 경우는 23%에 불과했다. 나 역시 그랬다.
결국 나는 ‘한 카드 사용하기’라는 단순한 방법으로 자산관리를 시작했다. 카드내역 하나만 보면 한 달 지출이 한눈에 들어왔다. 포인트도 한 곳에 모을 수 있었다. 여러 카드를 쓸 때는 몰랐던 배달 음식값, 불필요한 온라인 쇼핑, 자잘한 수수료까지 소비 패턴이 드러났다.
“예산 관리? 회사에서도 스트레스받는데, 돈 보면서까지 스트레스받고 싶진 않아!”
직장 동료의 말이다. 나도 그랬다. 통장을 여러 개로 쪼개봤지만, 고정 지출이 많다 보니 번거로웠다. ‘위기가 오면 그때 대출을 생각하자! 어쩌면 이게 더 현실적인 계획일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큰딸은 요즘 체크카드로 경제 공부를 한다. 매일 다섯 문제씩 푸는 게 숙제다. 맞힌 문제 수만큼 100원의 용돈이 불어난다. 지인을 통해 알게 된 방법인데, 의외로 효과가 있다. 돈의 가치를 배우는 동시에 성취감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과 돈 이야기를 자주 하지는 않는다. 늘 부족하다 보니, 이야기를 시작하면 서로 감정이 상하기 쉽다. 대신 배달 음식 횟수 줄이기, 불필요한 지출 피하기 같은 것들을 실천한다. 말로 하면 다툼이 되지만, 행동으로 보여주면 이해가 된다.
노후 준비? 나름 저녁이 보장되고, 연금도 받을 수 있어서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건강하게 정년퇴직하는 것이다. 거창한 재테크나 투자보다는 현실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지금은 마이너스 통장을 플러스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비트코인에 대한 호기심이 없진 않다. 하지만 그건 나중 일이다. 지금은 빚부터 갚아야 한다. 욕심을 부리다가 더 큰 빚을 지는 것보다, 천천히 안정적으로 가는 것이 낫다.
현명한 자산관리의 시작은 어쩌면 ‘단순화’ 일지도 모른다. 복잡한 재테크 기법이나 투자 전략보다, 내 소비 패턴을 정확히 알고 가족과 공유하여 절약하는 것이 나에게 필요한 자산관리가 아닐까? 한다. 우리 가족은 아직 그 첫걸음을 떼는 중이다.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자산을 관리하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