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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과 함께 눈물이 나도 괜찮아

지나온 선택은 어쩔 수 없지만

by 재형

아픔과 함께 눈물이 나도 괜찮아


매번 흔들리는 마음은 붙잡을 수 없다. 어제의 작은 일도 신경 쓰여서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돌덩이만이 가득한 창고 안에 갇혀도 괜찮다. 그 속에서 온갖 소리에 맞은 채, 주저앉아도 하나의 경험으로 기록된다. 그럼에도 실에 묶인 꽈배기처럼 꼬인 채로 막히는 일 앞에서 무너진다. 꼬리까지 생겨서 잊으려 해도 떼어내기가 어렵다. 왜 그 선택을 해서 이 순간을 만들었지라는 자책에 고개를 떨군 채 경직된다. 모든 일에는 감흥이 사라지고 힘이 빠진다.


홀로 버려진 듯한 창고에도, 돌덩이가 가득했던 건 끝까지 벌 받은 것이다. 운이 좋지 않아 겪은 장면도 있지만 그로 인해 택했던 선택은 나의 몫이다. 망가질 수밖에 없는 순간을 만드는 데 애를 쓴 환경이 싫어진다. 돌덩이를 누군가가 던져서 날아온 것처럼 피해를 받는다. 이런 경우는 그 순간에 대한 미움을 그만 멈춰도 된다. 억울한 사람들은 말문이 막힌 채 무서움에 떨게 된다. 가만히 있는 상황을 이용해서 상처 입은 사람들을 이상하게 몰아간다. 말하는 것조차 마음대로 나오지 않는다.


또 상처받고 마음이 망가질까 봐 겁난다. 어떤 순간에 크게 다쳐 이성을 잃어서 택한 길은 무덤 같다. 다시 나오기 힘들 정도로 후회가 되어 멈춰버린다. 누가 봐도 잘못이어도 나를 탓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시작이 외부 요인이었다고 해도, 지우기 힘든 장면은 내가 생성했다. 원인을 가지고 화만 낸다면 괜히 망가진 삶의 책임을 돌리는 것 같다. 그런 모습이 한심하다. 그 길을 평생 걷고 싶지 않다. 되돌릴 수 없는 선택 앞에 눈물이 나지만 돌아갈 방법은 없다. 앞으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다.


잊고 있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유 없이 재미로 던진 돌덩이를 맞은 건 잘못이 아니다. 운이 안 좋게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들에게 얻어걸린 것이다. 그 타격으로 인해 망가지고 스스로를 낭떠러지에 몰아넣는 건, 이제는 피해야 한다. 미래를 망치는 선택의 달콤함에 흔들려도 과감히 뛰어 도망간다. 유심히 살피면서 언행을 조심하는 사람이 되기로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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