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를 받아들이기 위해
만족이 되지 않아 현재의 모습을 보고 웃지 못한다. 과거의 기억이 작은 구멍도 큰 구멍이 되게 한다. 아쉬운 선택은 계속 떠올라 나의 전진을 방해한다. 그때 그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좀 더 단단해져 다양한 폭풍에도 이겨냈더라면, 이런 생각들이 나를 괴롭혀 현재 웃지 못하게 한다.
돌아갈 수 없는 곳이지만 매일 떠오른다. 왜 그런 실수를 했지 되짚게 된다. 안 해도 되는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 때는 눈물과 함께 먼지를 삼킨다. 그때의 기억이 싫어 현재 더 잘살기 위한 고민을 한다. 더 간절히 원하며 꿈을 꾸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성공의 필요성은 점점 더 커진다.
스스로 작아 보이니 자연스레 고개를 숙이게 된다. 떳떳할 수 있는 사람의 기준은 도대체 뭘까? 난 도저히 모르겠다. 어떤 순간이 지나도 뿌듯함보다는 반성할 일만 늘어난다. 사소한 것도 큰일로 연결될 수 있고, 커 보였던 것이 작은 일이 될 수도 있다. 기준이 없으니 잠시 흔들린 일을 깊게 생각 안 하고 넘기기에는 애매하다.
아쉽게 여긴 부분을 누군가가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단점이라 여겼는데 그걸 이용해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키기도 한다. 지금 스스로 작아 보여도 어떤 곳에 갔을 때는 우뚝 선 나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정해둔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모든 걸 문제라고 여긴다.
누군가는 큰 실수도 아무렇지 않게 지우고 살아간다. 지금 나의 앞에 있는 문제가 스스로를 미워해야 할 만큼 심각해 보일지라도 괜찮다. 진짜로 많은 문제를 품고도 기분 좋게 생활하는 이들을 유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지나간 건 지나간 거고 내가 행복하면 되라는 마인드다.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일이 생길 때 떠올려봐야 한다.
이미 지나온 길을 갈 수 없으니 스스로의 죄로 기록할 필요는 없다. 다음날을 웃으면서 맞이하려면 기분이 상하지 않게 해야 한다. 비록 매번 행복감에 날아올라 계속 웃지 못하더라도 절망감에 눈물이 나는 건 멈춰야 한다.
기억에서 지우고 싶을 만큼 어두운 순간이 오더라도 흘려보내기로 마음먹는다. 그때의 나를 지켜낸다면 다음에 올 위기에도 웃어넘길 것이다. 위로 올라가는 풍선을 쟁취해 탈 수 있다. 스스로가 작아 보여도 그대로를 받아주며 지나가는 밤의 배를 편안히 떠나보낸다. 결국 돌아올 장면은 후회된 순간과는 거리가 먼 우뚝 선 나무 위의 공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