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2 (회상)
할머니는 그 이후로 몇 번 더 건망증의 증세가 더 있으셨다.
가스레인지에 압력밥솥을 올려두시고는 깜빡하셔서 태우신 적도 있었고
어느 날은 시장에서 장을 한가득 보시고 난 후
집까지 오던 택시 트렁크에 짐을 몽땅 다 놔두고 내린 적도 있으셨다.
그럼에도 여전히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생활을 이어 오셨기 때문에
우리는 할머니께서 '건망증'이 심해지신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을 뿐이었다.
1년의 시간이 흘렀고 2019년 어느 봄날이었다.
벚나무의 잎들이 도로 한 가득을 메워 아름다움을 선사하던 계절.
할머니께서 그러셨다.
이상하게 머리가 편두통처럼 지끈거리시다고.
약국에서 흔히 구입할 수 있는 두통약과
당뇨약을 앓고 계셔서 복용하시는 약이 조금 독해서 그런가 보다 했었다.
몇 시간 이면 사그라들 것 같던 두통은 할머니를 고통스럽게 하고
결국, 병원으로 향했고 입원을 하시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