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에게 눈물을 머금은 채 말했어.
“지금, 당장 이 순간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요.”
가로등 하나 유유히 켜져 있는 창 밖을 바라볼 때
내게 주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
어쩌다 한 번 울리는 전화도 지겨울 때가 있지만
좋은 마음으로 받으려 하지.
사람은 참 간사하고 이기적이야
나는 상처받기 싫으면서
누군가에겐 상처를 주고 있잖아.
가끔, 당신의 집 헹거에 걸린 옷들이
주인을 잃은 듯 방치된 모습을 볼 때면
세월이 야속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걸 느껴.
10여 년 전,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던 당신의 얼굴은
그저 침묵을 흐르게 하지.
봄 여름 가을 겨울
여전히 흐르는 건 계절뿐이야.
언제나 바뀌어 보려 했던 당신에 대한 마음은
변함없이 그 자리를 맴돌아.
상처가 있다면, 바람이 불어오기 전에 흘려보낼래.
후회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아픔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