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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에세이의 마무리

두 번째 글의 시작점에서

by 소정


올해 초부터 쓰기 시작했던 나의 첫 에세이를 총 20편(이 글을 빼면 19편)으로 마무리한다.


사실 온전한 나의 생각들로만 채워나간 글이라, 쓰는 내내 조심스럽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이 글을 쓴 계기는 나 스스로에 대한 의심 그리고 부정이었다. 나의 성격이 소심해서 상처를 받고, 나의 한 구석이 분명 꼬였기에 타인들의 말 또는 행동에 의구심을 품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예민한 기질이어서 지나친 순간들을 잊지 못한다고 여겼다. 그로 인해 내가 받은 스트레스와, 눈치는 나의 성향에 대한 어쩔 수 없는 부작용이라며 스스로 체념한 것이다. 지금에서야 어렴풋이 알게 된 건, 그랬으면 안 됐다는 것이다. 나는 타인들 속에서도 나를 먼저 지켜냈어야 했고, 나를 존중하지 않는 타인은 굳이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나는 왜 스스로 허리를 굽혀가며 사람들을 대했는가. 나에게 관심조차 없고, 베풀지 않는 이들에게 조차 뭘 그리 베푸느라 바빴을까. 좋은 사람으로 인정을 받고 싶었나, 아니면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로 공허했나. 이 글들을 다 쓰는 동안에도 나는 날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것 같다.


꾸준히 나의 글들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글은 더 좋은 글로 찾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필연이든, 우연이든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나와 같은 이들이 수많은 관계 속에서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 그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지켜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친해지기 전에, 나부터 지킬게요'를 마무리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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