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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

by 크엘 Mar 29. 2025

오랜만에 마스크를 벗고

버스를 타고 부릉부릉 이동한다.

버스 창밖으로 보인 풍경이

이렇게나 선명할 수 있나 감탄한다.

늠름한 나무는 듬직하게 서 있고

갑자기 찾아온 꽃샘추위에

새로 돋은 잎사귀들은 부끄러운 듯 수줍어

얼굴을 손바닥으로 가리는 듯하다.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은

사탕이 걸려있는 쪽빛 물결이다.

무한히 펼쳐져 있는 하늘을 올려다보니

가슴이 탁 트이더니 저도 모르게 콧노래를 흥얼댄다.

맑은 공기와 따스한 햇살 속에서 걸어가면

나도 모르게 차가운 바람이 빰을 어루만지며

나 여기 있노라고 아는 채 해 달란다.

미소를 지으며 바람과 함께 걸어본다.

봄이 성큼 와버린 날, 꽃샘추위와 같이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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