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마주했던 날들 속에서 나는 자주 멈춰 섰고, 자주 돌아봤지.
당신이 내 뒤에 있었기 때문에.
당신은 늘 나를 보고 있었고, 나는 늘 조금 느린 너를 위해 걸음을 늦추었어.
우리는 결국 닿을 수 없었지만.
어쩌면, 그 거리만큼이 우리가 지켜야 했던 온도였을지 몰라.
조용한 저녁, 바람 한 줄기에도 함께 걸었던 골목이 떠오르고,
문득 올려다본 하늘에 당신의 웃음소리가 흩어져.
당신에겐 그저 지나간 시간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여전히 따뜻한 온기로 남은 이야기야.
우리의 하루 끝엔 여전히 서로의 존재가 남았을까?
전하지 못한 나의 마음,
애써 외면했던 당신의 마음.
돌아서면 괜찮을 줄 알았던 나의 자만까지도.
조금만 더 기다려줘.
긴 시간을 돌아, 결국엔 당신에게 닿을 거야.
그때는 내 이 마음에 그 어떤 것도 얹거나, 덜지 않고
모두 당신에게 보여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