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러 중년이 되고 보니 알게 된 것이 있다.
아주 좋은 것도 아주 싫은 것도 없어지는 때가 온다.
그저 그런대로 받아들이게 되는 시점이 되는 것이다.
더 이상의 실랑이나 우김도 필요 없는 때가 온다.
어차피 이 순간만 지나면 다 평안한 순간이 잔잔한
파도처럼 오게 되어 있다.
그리 서두를 필요도
그리 걱정할 필요도 없다.
때로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되기도 하고
곧 닥칠 일이라도 그 순간 잘 대처하면
결과는 자연적으로 따라올 테니까.
나도 예전에는 친구 좋아하고 놀러 다니기 좋아하고
사람 만나기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20-30대 치열하게 공부하고 노력하고 일했다.
스펙도 쌓고 성공하기 위해 열심히 달렸다.
좋을 때도 있었고 아닐 때도 있었다.
성공이 다인 줄 알던 때도 있었고
친구들이랑 맥주 한잔 하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었다.
지나고 보니 나름 재미있었지만
크게 남는 것은 없더라.
중년이 되어 나를 되돌아보니 내 인생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아이들 키우느라, 부모님 신경 쓰느라
나를 뒷전에 두고 살았다.
이제는 내 중심으로 나를 아끼며 사랑하기로 했다.
사람도 나와 결이 다른 사람과는 거리를 두고
좋고 편하고 긍정적인 사람들과 어울리기로 했다.
친구들도 가끔씩 보니 더 좋더라.
각자의 삶에 집중하다가 가끔 서로의 안부를 묻고
다른 삶을 엿보면 문득 새로운 경험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그때가 가장 좋다.
어릴 때처럼 이게 좋으니 저게 좋으니 하는 건
딱 20-30대까지면 족하다.
많은 걸 경험하고 알게 되니 더 이상의 시간 낭비와
에너지 소모는 나에게 마이너스로 작용하더라.
각기 다른 삶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순간
우정의 깊이도 깊어진다.
더 이상의 질투나 시기도 사라진다.
알고 싶지도, 안다고 달라질 것도 없다는 걸
아는 시기가 바로 요즘이다.
친구보다는 가족이,
가족보다는 나 자신이 중심이 된다.
가끔 보니 새롭고 또 다른 얘깃거리도 생기고
서로에게 지나친 관심, 시기, 질투도 없다.
그럴 시간에 나에게 집중한다.
책도 읽고 운동도 하고 글도 쓰면서
즐겁게 보내보니 참 좋다.
4월이 되면 아이들을 만나러 서울에 간다.
잘 지내려니 생각하며 아이들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편안하고 만남 자체가
즐거워지기까지 오래되지 않았다.
서로의 인생을 존중하며 인정하고 나니
모든 관계가 편안해졌다.
애써 잘해볼 필요도 없고
지금 이대로 이 순간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로써 충분하다.
어떠한 조언도 충고도 필요 없다.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사이.
그래서 사람은 가끔 보아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