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태교의 중요성

(feat. 둘째의 탄생)

by sommeil


나는 불교신자다.

종교적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앞으로 내가 엄마로서 이야기를 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임을

알려두려는 것뿐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모든 종교를 존중한다.)




엄마라는 것은 아기가 생기는 순간부터라고 생각한다.

한 생명체가 뱃속에서 내가 먹은 음식을 먹고 내가

말하는 이야기를 듣고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듣는 것이 태교이다.


태국 방콕에 한마음 선원이라는 조계종 계열의 절이

생긴 것은 1999년 4월이다. 그때 첫째 딸은

9개월 된 아이였고 우리 가족은 모두 불자라서 타국에서 한국 절이 생긴 기쁨에 지금보다 더 열심히

절을 다니고 있었다.

둘째인 아들은 내가 절을 한창 열심히 다닐 때 생겼다. 매주 일요일 법회가 있을 때

큰스님 말씀을 귀 기울여 들었고 뱃속에 있었던 둘째도 자연스레 법문을 경청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둘째는 감정기복이 별로 없고 언제나 차분하며 항상

이성적으로 말을 하는 편이다.


어릴 적 둘째는 다른 아이들과 많이 달랐다.

시키는 대로 한 적이 전혀 없었다.

어른들이 귀엽다고 사탕을 주면 본인이 먹지 않고 옆에 언니나 다른 사람을 주었고 어른을 보고

인사를 하라고 하면 항상 바로 하지 않고 한 두 템포

늦게 인사를 하곤 했다.

둘째는 자아가 강한 편이었고 상황판단이 빨라서 눈치가 빨랐다. 그래서 스님은 커서 외교관을

시키면 잘 해낼 거라고 자주 말씀하시곤 했었다.


한 번은 유치원쯤인 걸로 기억한다. 둘째가 감기로

심하게 아파서 내가 병원에 데리고 간 적이 있었다.

그때는 병원에 한인회에서 지원하는 통역 서비스가

전혀 없어서 일반적으로 한국 사람들이 병원에 가면

태국어나 영어로 진료를 받아야 했었다.

당시 나는 무역 통역 프리랜서로서 왕성하게 활동했던 때라서 둘째를 데리고 내가 직접 의사와 태국어로

이야기하며 진료를 받았었다.

집으로 오는 택시 안에서 둘째는 자기는 커서 통역사가 될 거라고 분명히 말했던 기억이 난다.

어린 나이에도 엄마가 자기가 아픈 것을 정확히

설명하고 약을 받고 진료받았던 것이 외국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해 주고 안정감을 주었던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또 한 번은 둘째가 중학교 때쯤인 걸로 기억한다. 공부도 너무 안 하고 친구들과 매번 온라인 게임에 빠져

밤새 게임을 하고 시험 때가 됐는데도 공부를 하지

않아서 내가 한 번은 크게 혼낸 적이 있다.


(나는 나온 성적이 좋든 안 좋든 단 한 번도 성적으로 애들을 혼낸 적이 없다.

대신 시험 때나 과제가 있을 때 해야 할 공부를 하지

않으면 좋게 타이른 적은 있었다.

유독 둘째는 어릴 적에 나를 많이 힘들게 했었다.)


당시에 우리 집에는 컴퓨터가 1대였는데 온라인 게임을 하는 녀석은 둘째와 막내, 두 아들들이었다.

초등학교 때는 둘이서 친구처럼 잘 지내왔었는데

중학생이 되니 서로 라이벌 의식도 생기고 연년생이라서 다툼도 많았다. 특히 컴퓨터가 1대라서 저녁시간만 되면 온라인 게임을 하느라 서로 싸우는 게 다반사였다.


하루는 둘째가 컴퓨터를 너무 독점하기에 내가 게임하는 둘째를 크게 혼낸 적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그동안 쌓아온 분노가 분출되어

“ 이 x 놈의 xx야 "라고 욕이 먼저 튀어나왔다.

순간 나도 모르게 화들짝 놀랐고 둘째는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 왜 욕하세요? 좋게 말씀하시면 되잖아요"

라고 나를 놀라게 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나는 애들한테 욕을 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현재는 둘째와 누구보다 가깝고 친한 친구 같은 사이가 되었다.


어릴 때 첫째 딸과는 달리 둘째는 막내와 많이 싸우기도 하고 친구들과 많이 어울려 놀기도 하고 나름 속을

좀 썩였었다. 하지만 나는 중2 때 누구나 거치는 성장통으로 생각하고 크게 동요하거나 심하게 혼내지는

않았다. 항상 상황설명을 듣고 양쪽 (둘째와 막내)의

입장을 듣고 솔로몬처럼 판단을 내려주었다.


아이들은 다툼이 생길 때마다 각자 본인을 변호하고

나의 판단을 듣고 따랐다.

아무리 화가 나는 상황이더라도 아까의 경우(둘째에게 욕을 했던)를 제외하고는 나는 항상 한 템포 쉬고 나서

이성적으로 대처했다.

그래서 아이들도 성인이 된 지금 감정적으로 동요되는 편이 아니며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대화를 하는 편이다.

당시 두 녀석(둘째와 막내)이 너무 공부는 안 하고

게임에만 빠져 있어서 방학 때 한국에 갔을 때 용산에 있는 전자상가를 들러서 프로게이머용 헤드셋을 아이들을 직접 데리고 가 사준 적이 있었다.

나는 너희가 진심으로 게임을 하고 싶으면 전문적인

프로 게이머가 되라고 하면서 그러면 너희에게 엄마가 전폭적으로 지원을 하겠다고 선언했었다.

그러자 두 아들들은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컴퓨터 1대로 게임시간을 서로 배분하며 나름 사이좋게 게임을

했고 그 뒤로 게임을 하는 시간도 차차 줄어들게 되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하지 말라는 말은 거의 한 적이 없고 어떻게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고

두 아이들의 얘기를 충분히 수렴하여 아이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였다.


항상 나의 판단은 한 두 템포 쉬고 감정이 사그라들고 나서 이성적으로 처리하는 편이었다.

그것을 아이들은 잘 따라주었고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않고 항상 공평하게 대해주려고 애썼다.

아들이라고 더 위해준 것도 없고 딸이라고 항상 뒷전이 되는 경우도 전혀 없었다.

하지만 첫째, 둘째, 막내라는 서열의 위치는 넘볼 수

없는 지켜야 될 형, 누나의 자리로서의 예의는 항상

지켜주게 하였다. 해야 할 말과 해선 안될 말이나 행동은 꼭 짚고 넘어가게 하였다.


또 다른 에피소드로 둘째, 막내가 수학 실력이 부족하여 개인 수학선생님을 집으로 모신 적이 있었다.

첫 수업은 어떻게 진행이 되었는데 두 번째 수업할 때 둘째, 막내 모두 도망을 간 적이 있었다.

나는 선생님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나중에 두 녀석을 혼내려고 했다. 당시 둘째는 내게 이렇게 말했었다.


" 엄마 힘들게 일하신 돈으로 굳이 저희 과외

안 시켜주셔도 돼요. "


둘째는 항상 말을 참 이쁘게 한다.

결국 공부하기 싫다는 얘기다.

나는 고민도 하지 않고 그때 바로 과외를 끊었다.

그 이후로 둘째는 시험 때가 돼서 수학이 어려운 게

있으면 과외시켜달라는 혹은 학원을 보내달라는 말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수학을 잘하는 친구에게

맛있는 디저트를 사주며 시험공부를 했었던 기억이

난다.


둘째는 참 어려서부터 남다르기도 했고 대인관계에

특출 났다. 쉽게 말해서 사람을 잘 다룰 줄 알았다.

지금도 상대를 기분 나쁘지 않게 잘 설득도 하고 얘기도 잘한다. 예의 있게 말도 잘해서 특히 면접을 보면

무조건 통과된다.


나는 그 영향이 우리 집안의 분위기에서부터라고 생각한다. 나의 11년 시부모님과의 동거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

빈말이 없는 분위기, 항상 말씀하시면 약속하신 것을 지켜주셨고 아버님과 남편과의 관계도 편안하면서도 항상 예의 있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은 보고 듣고 자랐다.

엄마로서의 나 혼자만의 역할이 아니라 그런 환경 속에서 가랑비에 옷 젖듯 아이들은 그렇게 스며들어

자라났다.

거기에 불교라는 정신적인 버팀목이 우리 가족을 더

강하게 결집하는 큰 역할을 해주었다.

둘째는 특히 손목에 차는 단주(팔찌처럼 생긴 염주

혹은 단주라고 부른다.)를 지금도 열심히 차고

다니고 군대에 있을 때는 더 열심히 차고 다녀서

시어머니가 아주 좋아하셨다.




아이들은 믿어주고 사랑을 주면 그에 맞게 보답을 한다.


이왕이면 좋은 말, 따뜻한 말로 대화하고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를 가깝게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해결의 열쇠는 대부분 부모가 가지고 있다.

특히 가정 내에서는 엄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의 특성을 유심히 살펴서 그들의 장점을

살려주는 것이 엄마 노릇이다.

어리면 어릴수록 좋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녀와 허물없이 가까워져야 한다.

대화도 많이 해야 한다.

그들의 관심사에 관심 가져주고 인정해 주고

이해해주어야 한다.

그러면 아이들도 엄마, 아빠를 꼰대로 여기지 않고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고 가까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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