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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5분 서평 27화

[5분 서평] 라틴어 수업/ 한동일

‘카르페 디엠’을 넘어서

by cm

오늘은 어떤 책을 서평 해볼까~ 고민 중인 하루였습니다. 그러다가 저녁을 먹으면서 '알쓸별잡:지중해'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데 어? 한동일 변호사님이 나오더군요. tv 출연하시는 걸 본 적이 없어서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라틴어 수업>을 읽었던 기억이 나더군요. 다행히 예전에 써둔 간단 서평도 남아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내용을 바탕으로 <라틴어 수업>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한동일 변호사의 <라틴어 수업>은 제목만 보면 왠지 어려운 언어 교재 같지만 사실은 라틴어 구절을 통해서 인생과 공부, 그리고 인간다운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인문 에세이입니다. 이 책은 서강대학교에서 저자가 실제로 진행했던 라틴어 강의를 바탕으로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치는 질문들-배움, 실패, 용기, 후회, 성장-에 대해 아주 따뜻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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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각 장은 라틴어 명언과 함께 시작합니다. “우리는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 배운다(Non scholae sed vitae discimus)”, “이 또한 지나가리라(Hoc quoque transibit)” 같은 고전의 지혜가 담긴 구절들이죠. 이 구절들이 각 장의 문을 열고나면 그 뒤에는 라틴어 문법이나 단어 설명이 아니라 그 말이 탄생한 시대의 문화와 사람들의 고민, 그리고 저자가 로마에서 유학하며 겪었던 실제 경험담이 이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언어를 넘어선 삶의 태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배울 수 있습니다.


책 곳곳에는 라틴어 명언과 그에 얽힌 해설, 그리고 저자만의 따뜻한 해석이 담겨 있습니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오늘을 즐겨라)” 같은 익숙한 구절도, 한동일 변호사의 목소리를 통해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살아가는 법’이라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옵니다. 라틴어를 배우지 않아도 책 속에서 던지는 “나는 무엇을 위해 배우는가?”, “내가 남기고 싶은 것은 후회일까, 용기일까?” 같은 질문은 누구에게나 깊은 울림을 줍니다.


개인적으로 “카르페 디엠(Carpe diem)”에 대한 내용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오늘을 즐기다는 마음을 가지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 자체를 소중히 하면서 살아가는지는 의문이 듭니다. 지금의 순간에 대한 즐김과 함께 소중함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죠.


저자는 라틴어를 통해 “학문이란 무엇인가”, “배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를 끊임없이 묻습니다. 라틴어를 잘 몰라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이 책에서 저자는 ‘정답’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나도 실수했고, 나도 방황했다”는 솔직한 고백을 통해 독자에게 용기와 위로를 건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저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방향과 태도를 한 번쯤 돌아보게 됩니다.


이 책의 힘은 바로 그 ‘진솔함’에 있습니다. 저자는 성공담보다 실패와 방황, 그리고 그 속에서 얻은 작은 깨달음을 더 많이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독자는 부담 없이 마치 따뜻한 인생 선배와 대화하는 기분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죠. <라틴어 수업>은 라틴어라는 언어를 빌려 결국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배움이란 내 삶을 더 깊고 넓게 만드는 여정임을 조용히 일깨워줍니다. 라틴어 한 마디쯤 외워보고 싶어지는 건 물론이고 오늘 하루를 더 의미 있게 살아보고 싶어지는 그런 따뜻한 책입니다.


“후회는 남기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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