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서평]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존재의 무게와 회피

by cm

오늘 얘기해볼 책은 정말 유명한 작가의 소설입니다. 바로 체코의 대문호 밀란 쿤데라의 책입니다. 밀란 쿤데라의 소설은 일전에 제가 <농담>을 다루었던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바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일명 참.존.가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이 책은 제가 처음 읽은 밀란 쿤데라의 소설입니다. 밀란 쿤데라 특유의 시점 비틀기와 만연체 문체로 고통받으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럼에도 소설 속에 남겨둔 메시지를 읽어내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어떤 소설인지 같이 보겠습니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한 번쯤은 제목을 들어본 책입니다. 이 책은 읽고나면 마음속에 이상한 잔상을 남기는 소설입니다. 체코 프라하의 역사적 사건인 1968년 프라하의 봄을 배경으로 하죠. “가벼움”과 “무거움”, 개인의 존재와 운명, 사랑과 욕망, 자유와 책임 같은 주제를 파고들면서, 철학과 소설의 경계를 오가며 읽는 이에게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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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는 4명의 인물들이 각기 다르게 ‘존재의 무게’를 감당하거나 회피합니다. 바람둥이 외과의사 토마스는 자유분방한 삶을 추구하며 관계와 사랑의 ‘가벼움’을 쫓지만, 아내인 테레자와의 만남 이후에는 점차 자신의 선택과 타인에 대한 책임의 ‘무게’를 실감하게 됩니다. 테레자는 토마스와의 관계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약함과 외로움을 직시합니다. 그럼에도 자기 자신과 사랑의 무게를 온몸으로 껴안으려는 인물로 '용기'의 상징입니다.


토마스의 불륜 상대인 사비나는 표면적으로는 자유와 독립, ‘존재의 가벼움’을 끝까지 유지하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관계가 무거워질 때마다, 삶이 정착을 요구할 때마다 뒤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립니다. 사비나의 연인 프란츠는 한편으론 이상과 사랑, 헌신이라는 ‘무거움’ 안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는 정의, 대의, 헌신 같은 가치에 진심으로 매달리지만, 그러한 무게 때문에 오히려 사랑과 자유를 놓치고 스스로를 옭아맵니다.


소설은 “영원회귀”라는 철학적 주제를 끊임없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 번뿐인 인생이야말로 참을 수 없이 가볍다’는 니체식 사고, 무게 없는 삶, 가벼움이 과연 행복일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인생을 진정으로 가치 있게 만드는 건 무게와 책임, 그리고 사랑의 짐이 아닌가 반문하기도 하고요. 소설 전반을 뒤덮은 이 복잡한 사유는 단순한 ‘러브스토리’ 이상의 울림을 주죠.


여러 겹으로 쌓인 쿤데라의 문장은 아름답고, 때로는 냉소적입니다. 문장들 속에는 인간 내면의 불안과 혼란,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집요한 탐색이 가득 차 있습니다. '프라하의 봄'이라는 혼란한 시대적 배경은 인물들의 내면적 방황과 그대로 겹쳐집니다. 소설 속에서 사랑과 욕망, 배반과 용서를 거듭하며 4인은 ‘무게’와 ‘가벼움’이 실은 한 끗 차이임을, 그리고 우리 삶엔 그 어떤 절대적 답도 없다는 진실을 마주합니다.


‘가벼움’과 ‘무거움’ 모두가 우리 삶에서 필연적으로 교차합니다. 가볍게 살고 싶으면서도 어느 순간엔 무게를 견디어야 합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다가도 결국 누군가의 삶에 책임을 지고, 사랑 속에 머무르고 싶어지는 그 모순과 흔들림이 어쩌면 인간의 진짜 얼굴일겁니다. 인생의 의미와 인간관계, 사랑과 자유, 존재의 불확실함을 곱씹게 하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었습니다.


“사랑이란 서로의 무게를 견디는 일임을, 그리고 한 번뿐인 인생이야말로 참을 수 없이 가벼울 수도, 또한 무거울 수도 있음을 우리는 조금씩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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