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아이 셋, 세 가지 방식의 사랑 표현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첫째 1솔(6학년, 남)이가 차에서 내리며 인사를 건넨다.
그런데 1솔이가 떠난 자리에 작은 쪽지 하나가 떨어져 있다.
뭐지?
1솔이가 차에 두고 간 편지.
쿠쿵! 앗! 녀석, 쑥스러워서 흘린 척 두고 간 편지였다.
"오다 주웠다"의 새로운 버전일까?
원래 말수가 적고 표현도 드문 녀석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굵어진 목소리와 볼에 오른 여드름이 감정 표현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 같다.
첫째라서 다 컸다고 생각하고 자꾸 기대를 많이 하는 나를 되돌아본다.
조금만 잘못해도 잔소리를 했던 내가 떠오른다.
종이접기를 좋아하는 둘째 2솔(4학년, 여)이는 한참을 방에 틀어박혀 끙끙거리더니
예쁜 종이꽃을 들고 나온다.
그리고 엄마 아빠의 표정을 유심히 살핀다.
마음에 드는지? 기뻐하는지?
2솔이는 선물보다 그 선물에 대한 반응이 더 중요하다.
내 사랑이 정말 잘 전해졌는지를 표정에서 읽으려 한다.
툭, 던지고 가는 1솔이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둘째라 항상 결핍에 시달린다.
그것을 알면서도 특별한 사랑을 주지 못한다.
사랑의 결핍은 아이에게 눈치 보는 버릇을 만들었다.
어릴 적 내가 떠오른다.
셋째 3솔(7살, 남)이는 어린이집에서 들꽃을 꺾어 작은 꽃다발을 만들어 왔다.
그러고는 또박또박한 말투로 외친다.
"아빠, 사랑해~"
아이의 말에 선생님이 받아 적은 편지는 비슷한 내용이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은 언제나 새롭고 따뜻하다.
3솔이는 표현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상대의 반응보다, 지금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보여주는 것.
그래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내가 운전을 하던지, 화장실에 있던지 상관하지 않는다.
자신의 뜻을 전하는 것이 중요한 아이다.
우리 집에서 가장 자유로운 존재이다.
이렇게 셋은 성격도, 기질도, 성별도, 나이도 다르지만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툭 던지고 가는 편지, 상대의 표정을 살피는 꽃, 있는 그대로 전하는 말 한마디.
모양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다.
그 마음이 느껴지니, 감동은 몇 배로 커진다.
가족도, 이웃도 마찬가지겠지.
마음을 전하는 방식은 그 사람이 살아온 시간,
그가 겪은 관계의 방식에 따라 다르다.
어떤 표현은 낯설고, 때론 거칠어 보이기도 하다.
그래서 쉽게 오해하게 된다.
하지만 알고 보면,
툴툴거리면서 뒤에서 챙겨주는 사람도 있다.
어제는 어버이날.
내 마음은 부모님께 잘 전해졌을까?
자식으로서 항상 표현이 부족하다.
꽃이나 돈봉투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매년 그것뿐이었다.
그래서 올해는 "사랑해요. 절 길러주셔서 감사해요."라고 말씀드렸다.
수화기 너머로 어머니의 목소리가 떨렸다.
자식에게 듣는 이 말 한마디가 어머니께는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다.
자식의 사랑 표현 방식은 잘 이해하고 있는가?
자식은 고맙다는 말을 때로는 삥~ 돌려서 할 때가 있다.
때론 툴툴거리는 방식으로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 마음을 이해하면 내 속이 먼저 편안해진다.
소통은 의식하지 않으면 내가 듣고 싶은 대로만 듣기 십상이다.
많은 오해로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자식의 마음을 이해하면
또 미안해지고, 마음 아픈 것이
부모 마음이다.
부모는 항상 자식만 보고 있기에
상처받기도, 오해하기도 하는 것 같다.
좀 거리를 두고 보면 때론 잘 보인다.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니 오히려 대화하기 쉽다.
사랑은 저마다의 모양으로 온다.
참 예쁘다.
배려와 사랑으로 모든 가정이 행복하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