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아빠는 동화작가 지망생 - 두 번째 이야기

내 친구 항아리 여우

by 솔솔솔파파

황금률(黃金律): "자기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


내가 가장 마음속에 담고 싶은 철학은 바로 황금률이다. 아이들을 훈육할 때도 가장 많이 하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이것에 대해 아무리 일장연설을 해도 이 가르침이 잘 스며들지 않는다. 그래서 아래 동화를 만들어서 자기 전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다.



옛날 숲 속에 어린 여우 한 마리가 살고 있었어요. 이 여우는 불평과 불만이 많은 아이였어요. 숲 속 친구들과 어울릴 때도 늘 불평을 하고 불만을 털어놔서, 친구들이 함께 놀지 않으려 했어요. 결국 외톨이가 되어 혼자 노는 날이 많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여우는 숲을 걷다가 저 멀리 큰 항아리를 발견했어요. 호기심이 생긴 여우는 냉큼 달려가 항아리 앞에 섰어요. ‘속엔 뭐가 있을까?’ 궁금한 마음에 힘겹게 항아리 위로 올라가 안을 들여다보았어요.

그 순간, 여우는 깜짝 놀랐어요. 항아리 속에 자기와 똑같이 생긴 여우가 있었거든요. 너무 놀란 여우는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어요.

“넌 누구야?”

그러자 항아리 속 여우도 그대로 따라 말했어요.
“넌 누구야?”

“넌 어디서 왔어?”
“넌 어디서 왔어?”

무엇을 물어도 항아리 여우는 똑같이 따라 하기만 했어요. 여우는 점점 짜증이 났어요.

‘아니, 내가 물으면 대답을 해야지 왜 따라 하기만 하지?’

속이 상한 여우는 항아리 여우에게 화를 냈어요.
“야, 왜 자꾸 내 말만 따라 해! 진짜 짜증 나!”

그러자 항아리 여우도 그대로 따라 했어요.
“야, 왜 자꾸 내 말만 따라 해! 진짜 짜증 나!”

소리를 질러도, 울부짖어도, 항아리 여우는 계속 따라 했어요. 결국 여우는 울음을 터뜨리며 엄마에게 달려갔어요.

엄마 여우는 아기 여우를 안아 주며 말했어요.
“많이 속상했구나. 똑같이 말 따라 하면 정말 짜증 날 거야. 그런데 엄마한테 좋은 생각이 하나 있단다. 다음엔 가서 칭찬을 해보렴. 그 여우는 네 말을 따라 한다고 했으니, 널 칭찬해 주지 않겠니?”

아기 여우는 곰곰이 생각했어요.
‘정말 그러네. 칭찬을 하면 나도 칭찬받겠지?’

다음 날 아침, 여우는 다시 항아리를 찾아 달려갔어요. 항아리는 그대로 있었고, 여우는 힘겹게 올라갔어요. 여전히 항아리 속엔 여우가 있었지요. 여우는 칭찬을 하려 했지만, 막상 말이 잘 안 나왔어요. 어제 나를 따라 하며 놀리던 여우에게 어떻게 칭찬을 해요?

망설이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잘 잤냐?”

“잘 잤냐?”

여전히 따라 하기만 했지만, 왠지 웃음이 나왔어요. 여우가 웃자, 항아리 여우도 따라 웃었어요. 그 모습을 본 여우는 갑자기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오늘 너 좀 멋지다?”
“오늘 너 좀 멋지다?”

여우는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용기를 낸 자신도 기특했고, 처음으로 칭찬을 주고받은 친구가 생긴 기분이었거든요. 여우는 그날 항아리 여우를 많이 많이 칭찬했고, 자신도 그만큼 칭찬을 받았어요.

기분이 좋아진 여우는 집에 와서 자랑하듯 말했어요.
“엄마! 엄마 말대로 했더니 항아리 여우가 저를 엄청 칭찬해 줬어요. 너무 좋았어요!”

“오~ 그렇구나. 엄마도 기분이 참 좋다.”

그날 밤, 여우는 밥도 잘 먹고, 불평 한마디 없이 기분 좋게 잠이 들었어요.

다음 날 아침도 여우는 항아리 여우를 찾아갔어요. 돌아오는 길에 문득 생각했어요.
‘다른 숲 속 친구들에게도 내가 먼저 칭찬하면 같이 놀아주지 않을까?’

여우는 용기를 냈어요. 친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서 토끼에게 다가갔어요.

“토끼야, 안녕. 저번에 네 귀 못생겼다고 말한 거... 그거 사실이 아니야. 사실은 네 귀가 멋지고 부러워서 그랬어.”

작고 수줍은 목소리였지만 토끼는 여우의 말을 알아들었어요. 그리고 너무 놀랬어요. 여우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말하는 건 처음이었거든요. 토끼는 놀랐지만 기분이 좋아졌고, 여우의 사과를 받아주었어요. 둘은 곧 친한 친구가 되었어요.

다른 친구들도 여우의 달라진 모습을 듣고 찾아왔고, 여우와 친구가 되었어요. 여우는 더 이상 외톨이가 아니었어요. 이제는 모두가 여우와 놀고 싶어 했고, 여우의 칭찬을 듣고 싶어 했어요.

여우는 이 모든 변화가 항아리 여우 덕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시 찾아가 보았지만, 그 자리에 항아리는 없었어요. 어디로 갔는지는 아무도 몰랐어요. 여우는 조금 슬펐지만 괜찮았어요. 왜냐하면, 이제 더 많은 친구들이 곁에 있었으니까요.

여우는 그렇게 숲 속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물이 되었답니다.


우리 아이들은 7살, 11살, 13살이지만 아직까지도 이야기는 모두 좋아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 속에 아이들에게 말해 주고 싶은 메시지 하나 넣으주면 아이들은 그 메시지를 마음에 새긴다. 물론 하루아침에 아이들의 행동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조금씩 스며든 그 메시지는 분명 아이가 성장하면서 힘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동화 속 마법처럼~ ^^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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