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상념 04화

상대적 행복

다 상대적이다

by 백운

상념을 시작할 때쯤 이야기이다.


귤을 한 박스 주문했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귤

제주도 사시는 외삼촌 네에서 겨울이면

한 박스씩 보내주셔서 귤은 웬만하면 안 사 먹는다.

굳이 돈을 아끼자는 이유에서만은 아니다.

제주도에서 보내주시는 귤이 사 먹는 귤보다

달고 맛나기 때문이.


근데 이번에는 애들이 감기가 걸려서 부랴부랴 일찍

주문했다.

인터넷을 뒤져본 노력의 결과 맛있는 귤이 왔다.

'어~이것도 괜찮네~^^'

다행히 아이들도 잘 먹는다.

크리스마스 파티 때 쓰려고 한 박스 더 주문까지 했다.


2주쯤 지났으려나 제주도에서 귤이 왔다.

외삼촌이 제주도에서 보내주신 귤


크기도 다르고 못생겨 보여도 달고 맛나다.


그런데, 이 귤을 먹으니 시중에서 사 먹었던 귤이

'덜 달다'.

그땐 엄청 맛났었는데.......



큰 애는 귤을 좋아하고, 작은 애는 사과를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 집은 귤과 사과를 같이 꺼내 놓는다.

난 사과를 깎고 잘라놓으면 몸통 부분을 안 버리고 깨끗하게 먹는 편이다.


사과

그래서 귤을 먹기 전 사과를 먼저 먹게 되었다. 근데 사과를 먹고 제주도에서 온 귤을 먹으니 또 그 귤이


'덜 달다'

앞전에 배랑 사과랑 먹을 때도 그랬었다.

사과만 먹었을 때는 달고 맛났었는데

배를 먹고 사과를 먹으니 사과가


'덜 달다'

독감 진단받고 치료제에 영양제까지 맞고 오니

입맛이 돈다.

먹을 게 없나 찾아보니 욕지도에서 사모님께서

보내주신 고구마가 보인다.

깨끗하게 씻어 군고구마를 만들었다

군고구마


후후 불어가면서 먹으니 엄청 달고 맛나다.

먹다 보니 목이 말라, 아내가 목 아플 때 먹으라고

태워놓은 꿀물을 마셨다.

근데 예상하셨겠지만

좀 전까지 그렇게 맛나고 달았던 고구마가


'덜 달다'

그렇게 달고 맛있었던 시중 귤이

제주도에서 바로 보내주신 귤을 먹고 먹으니

덜 달고

그렇게 달고 맛났었던 제주도 귤이

사과를 먹고 먹으니

덜 달고

그렇게 달고 맛났던 사과가

배를 먹고 먹으니

덜 달고

그렇고 달고 시원했던 배가

욕지도 군고구마를 먹고 먹으니

덜 달고

그렇게 달고 맛있었던 욕지도 군고구마가

꿀물을 먹고 먹으니

덜 달았던 거처럼

'모든 것이 다 상대적인 거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행복과 불행도

누군가에 비해 행복하다 느끼고

누군가에 비해 불행하다 느끼는 건 아닐까?


내가 어떤 상황이든 행복하다고 생각해 버림 그뿐인데.....

옆을 보고 위를 보고 하니 불행해 보이고 힘들어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옆을 보고 위를 볼 것이 아니라,

"옆으로 한 발짝 비켜나 나를 보고,

뒤로 한 발짝 물러나 나를 보자"

그러면 더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다-

라는 명언이 있듯이

하루하루 행복하게,

너무 내가 처한 상황에서 앞만 보지 말고,


"다 상대적인 것이니"


한 발짝 비켜나 나를 보고,

한 발짝 물러나 나를 본다면,

지금 내가 생각하는 상황보다는

상황이 희망적으로 보이고,

나의 삶이 행복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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