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상념 02화

때론 흐린 안경으로

포용

by 백운
식탁에 벗어 놓은 아들의 안경

큰 아들은 안경을 안 쓰는데

작은 아들은 안경을 쓴다.

근데 한 번씩 벗어 놓은 안경을 보면

얼룩에 먼지 범벅이라 정말 못 봐줄 정도다.

그래서 내가 호~호~ 불어가며 깨끗하게

닦아 놓는다.

그러다 어느 날 정말 궁금해서 둘째에게 물어봤다.



​흐린 안경으로 봐도 잘 보여


나 : "아들~내가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그 안경으로 잘 보여? 안 답답해?"

둘째 : "이 안경으로도 잘 보여~전혀 문제없어~"

나 : "헐~~"

둘째 : "히히~~"



가끔은 흐린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자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너무 깨끗한 안경으로만 세상을 보려고 하고 있진 않나?'

'내 생각과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조금의 티도 닦아 주려하고, 조금의 결점과 잘못들도 못 견뎌 바로 잡으려 하고 있진 않나?'

아들도 얼룩지고 먼지 묻은 안경으로 깨끗하게 보이진 않았을 거다. 귀찮아서 안경을 안 닦은 거도 있을 거지만, 세상을 보는데 큰 불편함이 없으니 그렇게 쓰고 다녔을 거다.

우리도 가끔(?)은 그렇게 살아보면 어떨까?


나와 다른 모습도 그러려니~~


약간 티가 묻었어도 그러려니~~


완벽하지 않은 모습에도 그러려니~~


실수하는 모습에도 그러려니~~


결점 있는 모습에도 그러려니~~


완벽주의로 살려고 하고 너무 깨끗한 유리로 세상을 보려고 하는 것만큼 피곤한 것도 없는 것 같다.

유리가 너무 깨끗하면 새들이 와서 부딪혀 다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너무 깨끗한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고도 한다.

가야산 계곡물


때로는 흐린 안경 너머로 세상을 조금은 흐릿하게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해봤다~


​오늘 하루는 나와 다른 상대방을 인정하고 포용하며,

실수도하고 완벽하지도한 나 자신을 사랑해 주며 살아야겠다 다짐해 본다.


아울러 여러분들의 소중한 하루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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