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29화

가마솥

무쇠솥

by 백운


스멀 스멀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어느새 천정까지 연기가 자욱하다

여기저기 시커멓게 그을린 자국들이

오늘만 연기가 피어오른게 아님을 짐작케한다

드디어 빠알간 불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새벽 어둠이 걷히듯 허연 연기는 모습을 감춰가고

콩알 만하던 불씨가 점점 더 활개를 치며

이쪽 저쪽으로 몸집을 키워간다

푸욱 피쉭 푸욱 퓌쉭

아래에서 불씨가 커져가며

무쇠솥 아래 여기저기 찔러대는 통에

가마솥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장단을 맞춘다

활활 피어오른 불덩이가

아궁이 벽면에 가로 막혀 위로 위로 치솟자

가마솥은 결국 참치 못 하고

뚜껑을 열어 깊고 허연 김을 토해 낸다

깊고 허연 김이 한차례 용솟음쳐 올라가자

가마솥이 품고 있던 허연 밥 알갱이들이

뽀글 뽀글 폭폭 서로를 감싸안고 어우러져

방긋 방긋 웃으며 곱고 예쁜 자태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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