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나에게 없는 능력은 욕망과 함께 온다

by 작은거인



무더운 날씨가 끝나가는

한여름의 끝자락에서

시골집수리 계획을 모두 세우고

드디어 리모델링이 시작되었다.


시골집의 리모델링 외부 콘셉트는

편안하고 따뜻한 어릴 적 외할머니 집이다.

그러나 집 내부 느낌은 겉모습과는 다르게

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 현대적이면서도

익숙한 생활방식으로 만들어서

누구에게나 편안함을 주는 공간!


겉바속촉의 맛있는 치킨처럼

겉과 속이 다른 느낌으로

반전 있는 집을 계획했다.



집 외부 느낌은 자연과 어울림이 중요했다.

그러기 위해서 꼭 교체가 필요한

중요한 부분이 있었다.

스틸 난간대와 콘크리트 시멘트 바닥은

외할머니 집의 편안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것 만큼은 돈을 들여서라도 바꾸고 싶었다.

아내는 이곳 풍경이 꼭 제주도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래서 여길 방문하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마치 제주도를 느낄 수 있게

자연과 어울리는 자재를 써서

마당에 난간대를 교체하길 원했다.


그러나 나는 사실 비용이 걱정되었다.

내부 인테리어에 비용을 들이다 보니

마당 부분까지는 돈의 여유가 없다.

다른 자재보다 비용적으로 가장 저렴해서..

돌과 나무를 사용하여 시골집과 어울리는

콘셉트로 마당을 꾸밀 구상을 하고

이게 제주도스럽다며..

아내에게 여러 번 말하며 설득했다.


다행히 나의 이야기가 먹혀들었는지

통장의 잔고를 생각했는지..

우리는 돌과 나무를 쓰기로 했다.

현무암 벽돌을 중간중간 세워 넣고

목재를 이용해 난간대를 만들기로 했다.


나의 계획대로 만 진행이 된다면..

넉넉잡아 두 달의 공사 기간이 필요했다.

이제 우리만에 세컨드하우스가 아닌

모두의 세컨하우스 오픈 날짜는

2021년 11월 1일!!

21년도 11월의 첫날로 미리 정해놓고

가족과 주변 지인들에게 공지를 했다.

뭐든 기한을 잡아놓고 진행해야

날짜별 시간별 세부계획이 디테일하게 나온다.

그리고 그 계획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야 스스로를 더 다그치고 쪼아가며

약속한 날짜에 기한을 맞출 수가 있다.

노력이 필요할 때 내가 많이 쓰는 방법이다.


시골집 내부 리모델링은

학교 선배에게 또 한 번 부탁을 드렸다.

선배는 우리가 전원주택을 잊고

아이들 학교 근처에 이사했던 집의

내부 리모델링을 담당해주셨는데..

금액적으로 최대한 신경을 써 주시면서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선호하는 스타일이

우리하고 잘 맞았고, 마감 디테일이 좋았다.


돌과 나무를 사용하는 외부 마당의

리모델링은 직접 하기로 했다.

나에게 그럴만한 능력이 있어서

직접 수리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내가 할 줄 아는 거라고는 페인트칠

실리콘 바르기, 전구 교체 정도인데

집 내부 수리만으로도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전체 리모델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외부 작업만큼은 직접 해야 했다.


유튜브를 찾아보고 어떤 식으로 꾸며야 할지

구상도 해보고 그림도 그려보았다.

넓은 마당에 무엇이 있으면 좋을까?

고민도 수십 번 하다가 그저 풍경을

바라보기만 해도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가만히 앉아서 풍경을 보는 야외 그네와

마당에서 따뜻하게 불멍 할 수 있는 벽돌화로

두 가지만 생각하고 공간을 넓게 두기로 했다.


마당 사이즈에 맞게 현무암 벽돌과

현무암 판석, 디딤석, 하얀 자갈 등

10톤에 가까운 석재를 주문하고

곳곳에 필요한 목재를 주문했다.


자잿값을 지불하고 며칠 뒤

도착한 현무암과 하얀 자갈 등 자재를

한동안 쳐다보니 갑자기 덜컥 겁이 났다.


마당에 난간대를 만들고

바닥에 부분적으로 판석을 놓으며

내가 이야기한 콘셉트에 맞게

셀프 작업을 해야 하는데..

해본 적도 없는데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이제 와서 돈이 더 들더라도 그냥

맡기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후회스러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돈으로는 모든 게 해결이 가능한데..

여유 있게 그럴 돈이 없었다.

혼자 해보겠다며 자신 있게 얘기했던

나의 지난 모습이 생각하니... 휴

한숨 한번 쉬며 눈 딱 감고

일단 한번 해보기로 했다.

주변 지인들한테 다 이야기해 놓은 이상

다시 되돌릴 수는 없었다.


집의 오르막 경사가 많이 심해서

석재는 1톤 차량에 소량씩 나눠

손으로 실어서 마당 위에다

다시 내려놓기를 반복했다.

회사 출/퇴근 이후 시간을 이용해서

하루에 2톤 정도의 돌만 마당으로 옮기는데

5일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남는 시간을 이용해

작업을 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당시 나는 직장에서 3교대 근무를 했다.

리모델링하는 두 달 동안에

쉬는 날은 무조건 도시락을 싸 들고

마당 현장에서 해질 때까지 일했다.

일하는 중간중간 업체에 맡겨놓은

내부 리모델링이 잘 되는지 확인도 했다.


오후 출근에는 오전에 와서 일하고

밤 출근은 오후에 와서 해질 때까지

일하고 집에 가서 쉬다가 출근을 했다.

그렇게 셀프 리모델링으로 두 달 동안

마당 난간대와 현무암 마당 공간

그리고 벽돌화로까지 셀프작업으로

모든 것을 만들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한 일이다.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것을 매일 나와서

하루 몇 시간씩 일하며 하다 보니..

내가 이런 걸 스스로 할 수 있는 것과

계획한 기한에 맞게 성공할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하고 뿌듯했다.


그리고 이렇게 셀프 작업을 한 이후

작은 성취가 자신감이 생겨

직접 가능하겠다 싶은 건 혼자 하게 되었다.

나중에 창고 부분까지 직접 수리해서

책 보는 공간, 노래하는 공간으로

바닥부터 외벽까지 많은 부분을

셀프로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 나에게 없는 능력은 욕망과 함께 온다. "


성공 철학의 대가 나폴레옹 힐의 말이다.

욕망 덩어리인 나는 이 말을 참 좋아한다.

그리고 이 순간 사소하지만 나의 이런 능력이

내 욕망에서 오로시 함께 왔다고 믿는다.


그리고 셀프 마당 리모델링은 하는 동안

가족들 모두 맡은 역할들이 있었다.

아내는 내부 리모델링 후 가전과 가구 배치

필요한 소품들 모두 구매를 준비했고

엄마는 30년 넘게 소중히 아끼며

신혼 때 장만했던 고급 그릇들을

오래된 그릇장에서 꺼내와서 기증했고

음식에 맞게 필요한 그릇과 주방용품을

구매할 수 있게 준비해 주셨다.

아버지는 화단에 나무를 다 정리하고

새로운 꽃과 나무를 심어 화단을 만들었다.

가까운 이모와 이모부도 오픈 준비를 도왔고

나의 친구 정권이도 많은 날을 함께 와서

자재를 나르고, 도와주며 많은 역할을 해 주었다.

모두의 손길이 모여서 집이 완성되었다.




그렇게 2021년 11월 1일

우리 부부의 욕망으로

내가 계획했던 날짜에 맞게

모두의 세컨하우스 강안채가

드디어 오픈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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