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불교 기독교
여러 무관과 정례 회의를 마치고 식사하면서 어쩌다가 종교 말이 나왔고 모두 하나둘씩 이슬람 얘기를 거들면서 빠져들었다.
"불교,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교. 이 세 종교가 세계 3대 종교잖아. 그런데 이슬람교가 가장 후발주자였던 건 알고 있어?" 사우디 무관 마흐무드가 대화를 시작했다.
"응, 알고 있어. 그런데 짧은 시간 안에 그렇게 자리를 잡고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내가 궁금해하며 물었다.
"내 생각에는 5세기부터 7세기 사이에 비잔틴 제국과 사산조 페르시아가 약 300년 동안 소모적인 전쟁을 벌였잖아." 요르단 무관 아흐메드가 설명을 시작했다.
"유럽에서도 백년전쟁이나 장미전쟁 같은 지역 다툼이 많았는데, 그 전쟁이랑 비슷한 거야?" 폴란드 무관 마주르가 이어 물었다.
"맞아, 비슷하지. 그런데 사산조 페르시아와 비잔틴 제국 간의 전쟁은 훨씬 더 규모가 크고 오랫동안 지속됐어. 당시 피지배 민족들은 약탈과 전쟁 경제 속에서 고통 받고 있었지. 그렇게 피폐한 상황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타나서 삶을 조금이라도 보장해주면, 당연히 환영받을 수밖에 없었겠지." 아흐메드가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그렇군. 이슬람교가 딱 그 시기에 등장한 거네?" 캐나다 무관 존슨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바로 그때 예언자 무함마드와 그의 상인 집단이 메카라는 사각지대에서 이슬람이라는 새로운 이념을 무기 삼아 북쪽으로 진출했어. 그들의 조직력과 군사력은 강력했지. 아라비아반도 사막에서는 장사할 곳이 아무래도 부족하니까 먼저 비잔틴 제국 쪽으로 진출했는데, 결국 그 제국의 아시아 지역 영토를 차지하게 된 거야." 그곳 후손인 마흐무드가 자신 있는 어조로 받았다.
"와, 그렇게 해서 다마스쿠스가 이슬람 세계의 수도가 된 거구나?" 뉴질랜드 무관 피치가 흥미롭게 말했다.
"그렇지. 다마스쿠스는 당시 비잔틴 제국의 아시아 수도였고, 그 도시가 우마이야 왕조의 수도가 되었어. 그 과정에서 이슬람은 그리스·로마 문화와 비잔틴 문화를 흡수하게 됐지." 이라크 무관실장 압바스가 이어갔다.
"이슬람이 그렇게 많은 문화를 융합했구나. 그게 첫 번째 성공 요인이라는 거야?" 내가 확인하듯 물었다.
"그래. 토착 문화를 수용하고 보호해줬기 때문에 이슬람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거야. 기존 종교와 전통도 보호해줬고." 아흐메드가 말했다.
"내가 볼 때, 두 번째는 조건부로 사유재산을 인정해준 거야. 누구든지 경작지에서 자유롭게 수확하고, 일정한 토지세만 내면 사유재산을 인정받을 수 있었어. 사람들은 예측할 수 있는 삶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된 거지. 지난 300년간 전쟁 속에서 생존만을 위해 살아왔던 사람들이 이제는 안정된 삶을 꿈꿀 수 있었던 거야." 압바스가 진지하게 설명했다.
"이슬람교로 개종하면 세금도 면제해줬다면서? 그러니까 개종하는 사람이 많았겠네?" 피치가 덧붙였다.
"맞아, 개종자에게는 인두세도 면제해줬으니 더 많은 사람이 이슬람을 받아들였지." 압바스가 다시 말했다.
잠시 후, 마주르가 "그럼 이슬람이 등장하기 전에 페르시아는 다른 종교를 믿은 건가?"
"그래, 페르시아는 조로아스터교를 신봉했어. 이 종교는 불을 숭배하고, 구세주 출현이나 최후 심판 같은 개념이 있었고 후에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에 영향을 주기도 했어." 마흐무드가 답했다.
"그런 이야기를 처음 들어보네. 니체의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의 자라투스트라가 바로 조로아스터라는 말이 있던데?" 내가 기억해내며 말했다.
"맞아, 그게 바로 조로아스터의 페르시아식 발음이야." 목소리가 좋은 아흐메드가 덧붙였다.
"그렇구나. 그런데 이슬람 세력이 어떻게 그토록 단기간에 확장했던 거야?" 존슨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응, 이슬람 세력은 포교 겸 정복 전쟁을 통해 빠르게 넓혀갔어. 불과 1세기 만에 프랑스 파리 근처까지 이르고, 중앙아시아의 탈라스까지 이슬람 제국이 세 대륙에 걸쳐 세워졌지." 마흐무드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다른 성공 요인도 있는데, 이슬람에서 성직자가 없다는 거야. 신과 신자 사이에 성직자가 없고, 모든 이가 신 아래에서 평등하다는 개념이 혁명적이었지. 또 전쟁 후 전리품을 공평하게 나누는 것도 초기 칼리프 시대의 중요한 특징이었어." 이번엔 아흐메드가 이유를 밝혔다.
"성직자가 없다는 게 확실히 다른 종교와는 차별화된 부분이네." 마주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 생각엔 이슬람이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무함마드의 리더십도 큰 역할을 했다고 봐.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무함마드에 관한 책이나 정보가 거의 없어서 사람들은 그에 대해 잘 몰라. 특히 서구의 영향으로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 내가 말했다.
"서양에서는 마호메트라고 부르잖아?" 압바스가 덧붙였다.
"맞아, 하지만 무함마드가 정확한 이름이지. 서구 영향으로 잘못 불리는 거야." 내가 바로 잡았다.
각 대륙이나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과 다양한 종교를 가진 동료와 얘기를 나누다 보면, 그들의 생각이나 신념을 알 수 있고 이해가 잘 안됐던 부분은 조금이나마 공감이라도 할 수 있는 귀한 기회였다. 교실 밖에서 배우는 생생한 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