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을 쓴 여경들
이라크 전력 구성은 다양하고 복잡한 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이른바 보안군Security Forces은 국방부 소속 군, 내무부 경찰, 총리실 직속 대테러부대, 그리고 정부가 승인한 민병대로 구성되며, 총인원은 100만 명을 넘는 대군이다.
이 외에도 북부 쿠르드 자치 지역에는 '페쉬메르가'라는 군사 조직이 존재한다. 이라크 중앙정부는 최정예 페쉬메르가를 이라크 군대로 통합하려고 하지만, 쿠르드 지방정부와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독립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2017년 7월 15일, 이라크는 IS로부터 모술 탈환과 공화국의 날을 기념하여 바그다드 그린 존에서 대규모 군사 행진을 개최했다. 기수단은 어느 나라든 등장하는데 뒤를 이어 이라크 상징인 매와 지도가 그려진 간판 모양의 패널을 들고 지나가는 모습이 독특했다.
이 퍼레이드에는 다양한 군 조직이 참가했다. 히잡을 쓴 여경들이 보인다. 비록 팔 높이가 제각각이고 오와 열이 살짝 삐뚤빼뚤하며 나중에는 북소리에 발도 맞지 않은 대원이 있었는데 - 이건 일종의 직업병으로 수년간 퍼레이드에 이골이 났던 순전히 내 관점이지만 - 어쨌든 이슬람 국가에서 의외였다.
특히 이라크 특수부대인 일당백의 대테러부대는 뜀걸음으로 사열대를 통과하는, 행진의 통념을 깨는 진귀하고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그 뒤를 따라 이번에는 말이 뛴다. 하하! 기마대, 점점 빨라진다. 이어서 헬기가 굉음을 내며 날아간다.
이라크 무기 체계는 다채로운데, 일부 민수 차량에 화기를 탑재하여 운용하는 독특한 방식이 눈에 띈다. 우리 공관을 지원하는 이라크 경찰의 경우, 일반 트럭 적재 칸에 기관총좌座를 얹어 사용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시가행진에는 장갑차, 자주포, 전차와 같은 궤도 차량부터 다연장, 대전차 화기, 방공무기 탑재 차량까지 선을 보였다. 궤도 차량은 그야말로 자주自走self-propelled, 스스로 기동할 수 있는 장비인데 특수운반 차량에 실려 행진하는 장면은 의문이 들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공군기 비행이 대미를 장식했다.
이라크 군은 경찰과 정보 조직 등 다양한 안보 기관이 상호 교차 근무를 할 수 있는 유연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체계는 군과 경찰 모두 같은 계급 체계를 사용한다. 즉, 군에 소위가 있고 경찰에도 경위가 아니라 소위가 있다. 서로 간의 교류와 협력 효과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라크 군 조직은 사담 후세인 시절부터 강력한 군사력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장교 교육이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중견 장교가 된 후 지휘참모대학 교육을 받는데, 과정 중 실력 있는 장교는 정해진 기간 이후에 상위 수준의 교육을 더 이수하고, 그렇지 않은 장교들은 조기에 수료하게 된다. 전자의 경우 계급장 끝에 적색 표시로 구분을 하는 등 우수하게 경력이 관리되며, 후자는 장군이 될 수는 있으나 지휘관을 할 수 없게 된다.
이와 같은 이라크 전력 내의 유연한 근무 체계는 국가 안보에 있어 중요한 강점이다. 그러나 부패 문제를 해결하고 조직 간의 통합적 운영을 키워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면, 현재 이라크가 직면한 지정학적 어려움과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국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