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은 아름답다. 여러번 반복해 되뇌여도 좋을 만큼. 덕분에 이곳에서 일출과 일몰, 야경까지 모두 감상했는데, 그중 일몰을 볼 때는 많이 추웠다. 추위를 견디며 무언가를 감상하는 일이 내게는 참 오랜만의 도전이었다. 또 언제 그랬었는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을 만큼.
오전에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 산책을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몸을 녹였다. 역시 네 시간동안의 휴식이었고 푹 잠든 재인이를 깨우느라 애를 먹어야 했다. 일몰 시각은 오후 5시 반쯤이었다. 30분 전인 5시까지 도깨비 언덕(실제 이곳의 명칭은 생드니테라스이다.)에 도착하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언덕을 오르는 동안은 약간 땀이 났지만 언덕에 올라와 보니 바람이 매서웠고, 가지고 있는 옷을 모두 껴입었는데도 우리는 덜덜 떨어야 했다. 젊은 관광객들은, 한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멋을 낸다고 얇은 스커트도 입고 멋있는 자켓도 입고 있었다.
“엄마, 저 언니 예쁘다. 한국 언니들이 역시 예쁜 것 같아.”
어딜 가나 한국인 찾기를 열심히 하는 재인이.
“엄마 여기 와보니까 알 게 된 게 있는데, 우리 나라는 외모 지상주의야.”
“그치? 엄마 화장도 안하고 머리 잘 안하고 다녀도 여기서는 무지 자연스럽지?”
“응.”
현지인이나 외국인 관광객들 대부분 옷차림이 수수하다. 현지인들이 타고 다니는 차도 그랬다. 우리나라에서는 몇 년 전 자취를 감춘 브랜드의 차량이 여기서는 잘도 다닌다.
“엄마 난 그래도 외모 지상주의가 좋아.”
하하하. 그렇게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추위를 이겨보고 있었지만 추워도 너무 추웠다.
“잰아, 그냥 우리 이쯤에서 포기할까.”
잠이 덜 깨 눈도 제대로 못뜨고 오들오들 떨면서도 도리도리질을 한다. 그런데 해는 예상 시각보다 늦게 떨어질 것 같았다.
“엄마, 차라리 근처 좀 걷다가 다시 올까.”
우리 딸 천재다. 왜 그 생각을 못하고 미련하게 떨고 있었을까. 재인이와 언덕 위 저편을 향해 부지런히 걸었다. 몸에서 열이 났고 더 이상 춥지 않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드디어 일몰이 시작되고 있었다. 주변의 하늘에 오렌지 빛과 핑크 빛이 돌았다.
“지금이야. 돌아가자.”
도깨비가 시선을 향했던 곳은 일몰의 반대방향. 에메랄드 빛 어둠이 차분하게 가라앉고 있었고 부둣가에서는 작고 하얀 불빛이 켜졌다.
“너무 행복하다, 그치?”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