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 개의 시차를 겪고 있다

by 정윤희

나는 두 개의 시차를 겪고 있다. 하나는 캐나다 시차, 하나는 재인이 시차. 시차적응이 나만큼 빠르지 않은 아이가 하루 일과 중 네 시간 정도를 매일 빨아들이고 있었다.


몬트리올에서 오를레앙 익스프레스(시외버스)를 타고 퀘벡으로 넘어왔다. 버스를 타는 3시간 동안 내내 잠을 잤던 재인이는 버스에 내려서도 비몽사몽이었고 얼굴은 창백했다. 여행을 온 이래 처음으로 짜증도 많이 냈다.


다섯 시쯤 도착했고 지금은 아홉 시지만 재인이는 여전히 자고 있다. 도깨비 촬영지를 보고 싶어 했던 재인이는 택시 잡아타고 오는 길에 예쁜 풍경을 볼 때마다 눈을 반짝거렸다. 하지만 잠시 잠깐 그러고 말뿐 눈빛이 곧 풀려버린다.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낡고 좁다며 실망한다.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그런 감이 있긴 했다. 그리고 가지고 온 전기요가 퀸 사이즈인데 싱글 침대 두 개가 있는 방을 예약했었다. 다행히 침대가 가벼워 잘 밀렸다. 두 침대를 붙이고 전기요를 깔았다. 그리고 아이를 눕게 했다. 이대로 아침을 맞이할 생각이다.


2025.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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