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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프기 시작한 이후로 아빠와 자주 둘이서 큰 집을 방문하곤 했다
장거리 운전으로 피곤한 아빠는 커피를 찾으셨고
고속도로 휴게소에선 300원, 400원이면 사 먹을 수 있었던
자판기가 없었고 커피 전문점만 문을 열었다
일을 하시면서 늘 믹스커피만 드시던 아버지는
자연스럽게 직원분에게 "믹쓰. 믹쓰" 라고 말했다
청소년이었던 나는 커피 전문점에서 믹스커피를 찾는
아버지가 왜 부끄러웠을까,
그런거 여긴 없다며 급하게 카페라떼를 시켜 주문하였다
이제 중학생이었고 먹어본 적도 없는 내가 커피의 맛을 알까,
아버지 입맛엔 카페라떼는 쓰디 썼을텐데..
"하하. 아빤 커피 몰라, 믹스면 돼"
부끄러움을 머쩍은듯 웃어보이며 떨쳐내보려 하셨다
부모님이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창피해하던
그 시절의 내가 한없이 미워진다
철이 없었던 딸이 자라나 부모가 되어 남기는 여섯번째 편지
"우린 카페 못 가, 믹스커피면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