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선택은?
우리 집은 김치전을 하면 항상 두 가지로 준비해야 한다. 남편은 전통 김치전파, 나와 아이들은 치즈김치전파다. 보통 국이 탕류 거나 찌개류거나 하면 나는 주로 부침개를 반찬으로 만들어주곤 하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밀키트 갈비탕을 꺼내어 끓이면서 반찬을 뭘 해볼까 하다 친정엄마가 주신 묵은 김장김치가 있어서 조금 꺼내서 김치전을 만들어보았다.
김장김치 1/3 포기 정도 총총 썰고, 손질된 냉동 오징어도 한 마리 꺼내서 다져주고, 부침가루, 식용유, 보리새우가루, 냉수 이렇게 준비하면 재료준비가 끝난다.
일반적으로 부침이나 튀김을 할 때는 가루가 덩어리 질 수 있어서 미리 물과 가루를 섞은 후 다른 재료를 넣고 섞는데 김치전의 경우 김치와 오징어 등이 물기가 많은 재료이다 보니 나의 경우는 김치에 부침가루를 넣고 물을 부어서 섞으며 농도를 맞춘다. 다른 부침개처럼 동량의 물을 넣으면 너무 묽은 반죽이 될 수 있어서 김치 넣고 부침가루 넣은 후 물 부어서 농도 맞춘 후 오징어 마지막에 넣고 섞어서 부침개를 부친다.
새우는 냉동새우살이 있으면 다져서 사용해도 되고, 육수용으로 사둔 건새우가 있으면 그걸 갈아서 사용해도 된다. 나는 선물 받은 보리새우가루가 있어서 반죽에 1 티스푼 넣어서 섞어주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새우가루를 넣음으로 해서 부침개의 맛과 풍미가 향상된다. 그래서 항상 김치전 할 때는 오징어, 새우가루를 같이 넣어준다.
이제 모든 재료가 들어가면 마지막으로 색감이나 맛을 위해 다진파를 한 줌 넣고 섞은 후 프라이팬에 부치면 된다.
예열된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중 약불에서 굽는다. 김치 양념으로 다른 전에 비해 김치전은 금방 잘 타버리므로 중 약불로 천천히 구워준다. 기름이 지글지글하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맛있는 소리인 것 같다.
아이들이 언제 되냐고 계속 묻는다. "아빠 김치전 먼저 해드리고, 너희들 거 해줄 거니까 조금 기다려."
남편은 치즈 올라간 치즈옥수수 전, 치즈감자전 이런 건 안 먹는다. 음~~~ 옛날 사람!
그래서 김치전도 전통김치전으로 먼저 부쳐주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치즈김치전은 나중에 부쳐서 아이들에게 준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스틱치즈도 먹이고, 슬라이스치즈도 먹이고, 요구르트, 우유 이런 유제품을 많이 먹어서인지 치즈 종류는 다 잘 먹는 것 같다. 치즈요리는 아이들에게 언제나 인기 만점이다.
자, 이제 전통 김치전이 모두 끝났으면 다음으로 아이들 메뉴인 치즈김치전을 부쳐본다.
모차렐라 치즈 한 줌을 듬뿍 올려서 냄비 뚜껑을 덮어서 약불로 3~4분 정도 기다려 치즈가 모두 한 층으로 녹으면 완성된 것이다. 뚜껑을 열고 접시로 옮겨 담아 주기가 바쁘다. 굽는 속도보다 먹는 속도가 빠른 것은 무엇? 암튼 나는 맛도 못 보고 굽기만 바쁘다.
치즈김치전은 매운 걸 잘 못 먹는 아이들도 곧잘 김치전을 먹을 수 있게 만들어준다. 둘째의 경우 김치가 매워서 잘 못 먹었는데 치즈김치전은 치즈의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김치의 매운맛을 중화시켜 줘 덜 맵게 느껴지기도 하고 매운맛과 고소한 맛의 조화를 잘 이루기도 해서 그런지 맛있게 잘 먹는다. 아이들이 하도 맛있게 먹으니 남편이 한 입 먹어보자고 먹더니, "어, 다른 치즈 전은 별론데 김치전에 치즈 넣은 거는 맛있네." 하면서 아이들 치즈김치전 반절을 뚝딱했다. 첫째 아이가 어느새 울상이 되려고 해, 바로 한 판 더 대령을 해주었다. 둘째도 연신 맛있다고 밥도 더 달라며 뚝딱 해치운다. 여차저차해서 모든 김치전 배식을 마치고 나도 비로소 식탁에 앉아본다.
갈비탕에 밥을 조금 먹고, 치즈김치전을 한 입 먹는 순간 아삭하게 김치가 씹히면서 치즈의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 함께 느껴지며 입안에서 맛있음이 춤을 춘다. 시원하게 톡 쏘는 맥주 한 잔이 생각난다. 엘보로 어제 주사 맞고 왔는데, 참아야지 하다가 김치전이 반 밖에 안 남은 순간.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졌다. 냉장고에 있는 캔맥주를 하나 따서 입으로 직행하니 이 맛이 천국인가! 속이 시원한 게 고소하지만 기름지기도 한 치즈김치전과 참 잘 어울린다. 오늘도 저녁 한 끼 맛있게 잘 먹었다.
김치전과 치즈김치전의 자세한 레시피가 궁금하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