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도둑이 따로 없다 아입니꺼
어제 큰 애가 "엄마, 얼큰~한 김치찌개 안 먹고 싶어요?"라고 했으나 "그거 할라면 시간이 좀 걸리는데 니 병원 갔다 와가지고 지금 시간이 안 되겠다. 내일 해묵자."로 협의하고 드디어 김치요리를 해야 하는 오늘이 되었다. 그러나. 두부가 없었으니... 그래서. 급하게 메뉴 변경. 비슷한 맛과 모양의 김치찜으로 가자.
재료: 신김치 또는 묵은 김치, 대패삼겹살, 대파, 다진 마늘, 참치액, 동전육수
먼저 신김치 반 포기를 세로로 길게 찢어서 3~4등분으로 길게 잘라서 준비한다. 대파는 어슷하게 한 대를 썰어두고, 대패삼겹살은 두 주먹 정도 준비한다. 육수는 따로 빼려니 시간이 걸려서 간단하게 동전육수 한 알로 물 한 컵 반 정도 분량의 육수를 만들어둔다.
이제 냄비에 고기-김치-고기-김치 순으로 두 층에서 세 층정도로 깔아준다. 고기를 먼저 깔면 고기에서 기름이 나와 냄비가 타는 것도 방지해 줄 수 있으니 고기를 먼저 올리는 것이 좋다. 그리고 다진 마늘 한 수저를 넣고 나서 육수를 붓는다.
센 불에서 팔팔 끓이다가 국물이 반 정도 졸아들면 불을 줄이고, 썰어둔 대파를 넣고 참치액을 한 수저 넣어서 골고루 뒤적여 준다. 참치액은 간도 되고 감칠맛도 올려준다. 참치액의 덜 큰 한 맛이 싫으시다면 국간장이나 까나리액젓으로 한 수저 넣으셔도 간도 되고 감칠맛이 좋아진다.
그리고 다시 약한 불로 불을 줄여서 국물이 거의 없어져 자박해질 때까지 계속 조린다.
그동안에 식사 준비를 하면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김치찌개, 김치찜 등 김치를 익혀서 먹는 요리는 김치가 흐물거릴 정도로 푹 익힌 것이 좋아서 장시간 불에 올려두고 조리는 편이다. 아삭한 김치찜이나 김치찌개가 좋으시다면 센 불에서 끓인 후 약불에서 살짝 조려서 드시면 되겠다.
그리고 우리 집은 아직 매운 걸 잘 못 먹는 초등학교 저학년 둘째 아이가 있어서 고춧가루를 거의 쓰지 않는데, 매운 걸 좋아하신다면 여기에 땡고추를 조금 썰어 넣어도 좋고, 고춧가루를 한 수저 추가해도 매운맛과 색감을 함께 올릴 수 있어서 좋다.
육류가 싫으시다면 두부를 넣고 두부김치찜을 해도 되고, 꽁치통조림이나 고등어통조림 한 캔을 사서 대패삼겹살 대신 넣으셔도 맛있는 꽁치김치찜, 고등어김치찜이 된다.
오늘도 대패삼겹살김치찜으로 맛있게 저녁 한 끼 잘 먹었다.
<외전>
김치찌개 해 달랬던 첫째가 한참을 먹더니, "엄마, 왜 이건 두부가 없어요?" 이런다.
"엄마가 두부를 못 샀어, 그냥 먹어." 그랬더니 하는 말, "아~두부가 없어서 메뉴가 변경되었구나."
그러고선 밥 두 공기를 순식간에 비웠다.
'어이구, 똑똑한 놈. 밥은 잘 먹어서 이쁘네.'(엄마미소 듬뿍)
대패삼겹살김치찜 자세한 조리법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