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날 가졌기에 날 버릴 수 있었다.
난 널 가진 적이 없기에
널 버릴 수조차 없었다.
먹다 버린 아이스크림처럼
바닥에 주저앉아 흘러내리지만
웃어 보이며 달콤함을 잊지 않으려 한다.
끝까지 좋은 사람이길 바란 나의 오만이여
이렇게 나를 벌하는가
연필로 휘갈긴 필체를 지우개로 지워도
그 흔적이 남듯이
너로 써 내려간 나의 첫사랑은
지워도 지워도
그 흔적은 남았다
훗날 이 일을 두고 후회하기를
이유 없는 사랑을 받아봤음에 고마움을 느껴보기를
네가 나를 버린 것에 대한 복수는
너를 용서하는 것
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