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점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 졸업 연설에서 말했다. "이 순간들이 앞으로의 인생에서 어떻게 연결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나중에 뒤돌아 보고서야 그 연관성들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런 작은 계기들이 미래와 연결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믿어야 합니다. 그게 용기든, 운명이든, 인생이든, 인연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말입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러한 점들이 연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자기 자신에게 자신감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그로 인해 큰길에서 벗어나게 될지라도 그로 인해 인생이 변화할 것입니다."
그의 말처럼 우리 인생은 수많은 점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 작은 점들은 하나같이 치열하고 거친 전쟁을 치른 흔적들이다. 인생에서 선명하게 찍혀서 우리가 기억하는 점들은 긍정적 경험보다는 부정적 경험에서 나오는 것 같다. 그러므로 각각의 점들은 그 어느 하나 가벼운 것이 없다.
우리는 실패 앞에서 좌절한다. 시험에서 떨어졌던 경험, 원하던 직장에 가지 못했던 순간, 원치 않은 이별, 사업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던 일들. 그러한 실패들은 우리의 삶을 흔들어 망쳐놓은 것처럼 보이게 한다. 하지만 우리가 실패를 겪지 않았다면, 과연 다른 길을 모색했을까. 어쩌면 실패가 있었기에 새로운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우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었을지도 모른다.
점과 점 사이에는 반드시 공백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 공백 속에서 불안함을 느끼고, 때로는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다음 점이 어디에 찍힐지 알 수 없기에, 미래는 막막하게만 보인다. 하지만 믿어야 한다. 지금은 그 연결이 보이지 않더라도, 언젠가 모든 점들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 선은 우리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줄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멋진 그림이 완성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어야 한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대학을 중퇴한 후 우연히 듣게 된 서체 수업이 이후 매킨토시 컴퓨터를 디자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그 서체 수업이 자신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지 몰랐지만, 나중에 돌아보니 그 점이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살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점을 찍어 나간다. 점들은 성공과 실패,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점을 찍기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실패했다고 해서 멈춘다면, 우리는 결코 그림을 완성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점을 찍는 것’이 아니라 ‘점 자체를 찍는 것’이다. 때로 어리석어 보일 수도 있고, 우스꽝스러운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실수들조차도 언젠가 의미를 가지게 된다. 스티브 잡스는 연설의 마지막에서 이렇게 말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끊임없이 갈망하고, 때로는 어리석어 보일지라도 도전하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본다. 지금 내 삶에 찍히고 있는 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그 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점이 찍힐 때마다 나는 많이 아프다. 그러나 멈출 수 없기에 상처가 아물면 다시 새로운 점을 찍는다. 생각해 보라, 세월이 흘러 완성된 나의 그림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만 해도 벅차지 않은가. 인생의 모든 답을 미리 안다면 얼마나 지루하고 재미없겠는가. 모르기에 기대되고 더 큰 감격이 있는 것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인생은 살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