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를 활용한 효과적인 자녀교육 2

부정적 편향 (Negativity bias)

by 김정미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이에 적합한 부모 역할은 격려자이다. 이 시기의 자녀가 발달시켜야 할 과업은 근면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자녀는 성공 경험을 통해 다시 도전해 보고 싶은 동기를 갖게 되고 수많은 성취 경험을 통해 근면성을 획득한다. 이 시기의 자녀는 1만큼 칭찬하면 1만큼 성장하고 5만큼 격려하면 5만큼 발전한다. 부모의 지지와 격려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이다.


부모의 적절한 격려는 근면성 획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자녀의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여서 결정적인 순간에 용광로처럼 터져 나온다. 이것이 바로 회복탄력성이다. 살아가면서 굽이굽이 마주해야 하는 삶의 질곡에서 똑같이 넘어져도 누군가는 빨리 일어나고, 누군가는 좌절하고 만다. 이러한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바로 회복탄력성의 유. 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자녀를 향한 부모의 지지와 격려는 자존감 형성에 근간이 된다. 자존감과 자존심은 다르다. 자존심은 상대의 평가의 의해 만족을 꾀하는 것으로 상대의 평가가 나쁘면 자존심은 상한다. 그러나 자존감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괜찮은 마음이다. 자신은 존귀하고 소중한 사람이므로 외부 평가에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존감이 높은 아이가 교우 관계도 좋을 수밖에 없다.


한 인간에게 있어서 성공의 열쇠가 되는 이러한 근면성, 회복탄력성, 자존감은 아이들이 자랄 때 부모의 칭찬과 긍정적 피드백으로 만들어지는 홈메이드(Home mad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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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이론을 잘 알고 있다 하더라도 삶 속에서 실천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 격려보다는 지적질을 하게 되고 칭찬보다는 보완점을 제시한다. 이런 내가 좀 이상한 부모인 걸까. 아니다. 그것은 우리 인간에게는 부정적 편향이라는 심리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이다.


부정적 편향(Negativity bias)이란 부정적인 정보가 긍정적인 정보보다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긍정적인 것이 많더라도 부정적인 것에 영향을 더 받게 된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이 나에 대한 평가를 “일도 잘하고, 예쁘고, 매력 있는데 이기적이야.”라고 했을 때 좋은 평가가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평가인, 이기적이다는 표현에 더 큰 자극을 받게 된다. 미담보다는 나쁜 소문이 빨리 퍼지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한 모임에서 팀원 한 명이 바쁜 일로 이번 달 모임에 불참했다고 하자. 참석한 팀원들이 불참한 팀원의 칭찬을 할까. 아니면 흉을 볼까. 자연스럽게 흉을 본다. 흉을 실컷 보고 난 후, 인간적인 미안함이 느낀 어느 한 명이 이러한 멘트로 마무리한다. “그런데 착하긴 해”


흉을 실컷 보고 난 후 착하다는 말로 마무리하는 이런 넌센스를 필자는 여러 번 경험했다. 심리학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룹의 수준을 비난하면서 탈퇴하기도 하고, 동조했던 자신을 자책하기도 했지만, 부정성 편향이라는 인간의 심리 메커니즘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에는 마음이 편안해졌으며 바람직한 방안까지 찾게 되었다.


도대체 인간에게 부정적 편향이라는 심리적 메커니즘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얼까? 그것은 인간의 생존에 있어서 부정적인 정보가 유리했기 때문이다. 인류의 생존은 위험성을 대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므로 부정적인 정보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정성 효과를 주는 정보는 절대적인가? 그렇지 않다. 반드시 그 부정적인 정보가 모든 사람에게 효과를 발휘하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실험 연구에서 잘 익은 딸기와 상한 딸기를 바구니에서 골라내는 실험을 하였을 때 잘 익은 딸기를 계속 골라서 접시에 담았던 집단은 그 바구니 안에 잘 익은 딸기가 많이 남겨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 했고, 상한 딸기를 계속 골라서 접시에 담았던 집단은 그 바구니 안에 실제보다 더 적게 잘 익은 딸기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것을 보면 어떤 경험을 하였는가에 따라서, 부정성 효과가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심리학에는 긍정적인 사람은 긍정적인 정보만 선택적으로 입력하고 부정적인 사람은 부정적인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한다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라는 법칙도 있다.


부정적인 시각은 부정적인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하므로 부정성이 더 강화된다. 그러므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겠다. “성공한 사람은 뇌를 속이는 사람이고, 실패한 사람은 뇌에 속는 사람이다” 라는 말이 있다. 부정적 편향을 표현한 말일 것이다. 그러므로 부정적 편향으로 흐르고 있는 뇌를 긍정성으로 속여야겠다.


색종이에만 양면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상황과 사람에게도 양면성이 있다. 시각을 바꾸면 단점도 장점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부모들에게 자녀의 장점 쓰기 작업을 해 볼 것을 권면한다. 50가지 이상 자녀의 장점을 써서 어린이날 선물이나 생일 선물로 주었으면 좋겠다.


부모 교육 현장에서 필자는 수강자들에게 이러한 자녀의 장점 쓰기 활동을 제시한다. 다수의 부모가 5개 이상 쓰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그런 수강생들에게는 자녀의 행동 중에 수정했으면 하는 점이나 단점을 먼저 써보도록 제시한다, 당연히 자녀의 단점은 술술 잘 써 내려간다. 그런 다음 단점을 장점으로 보는, 관점 바꾸기 작업을 한다.


고집불통 아이는 뚝심 있는 아이로, 답답한 아이는 원칙주의자로, 신경질적인 아이는 민감한 아이로, 나대고 설치는 아이는 적극적인 성격으로, 이기적인 아이는 자기에게 충실한 아이로, 어떠한 단점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꾸어서 수정하는 작업을 한다.


자녀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기 작업이 50가지에 가까워질 때면 교육장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린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훌륭한 자녀를 부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았다는 자책감을 느끼며 성찰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 편향을 이겨내는 긍정적 관점 갖기는 자녀 교육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이렇게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꾸면 대인관계가 원활해지고 삶이 행복해진다. 아름다운 세상은 바로, 내 시각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는 마술 스크린이다.


세상은 있는 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대로 있는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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