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를 활용한 효과적인 자녀교육 3

메라비언 법칙(The Law of Mehrabian)

by 김정미

자녀 교육에 있어서 부모-자녀 간의 친밀도는 매우 중요하다. 부모와 사이가 좋은 아이는 부모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따라서 자신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의논 대상을 친구가 아닌 부모로 선택한다. 부모와 사이가 좋은 아이일수록 부모가 제시한 해결 방안에 순응하고 따른다. 반대의 경우에는 가장 비밀로 해야 할 대상이 부모이므로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후에야 부모에게 통보된다.


그렇다면 현재 나와 자녀와의 친밀도 점수는 몇 점이나 될까? 자녀가 둘이라면 첫째 아이와의 점수와 둘째 아이와의 점수가 각각 다를 수 있다.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를 책정했으면, 그 점수에서 10점을 높이는 방안을 생각해 보자. 특히 친밀도 점수가 가장 낮은 자녀와 10점을 높이려면 부모인 내가 해야 할 실천 사항은 무엇이 있을까. 즉, 나랑 사이가 안 좋은 자녀와 지금보다 더 친해지기 위해서 부모인 내가 해야 할 실천 방안은 무엇일까?


부모 교육 현장에서 이러한 질문을 하면 부모들은 비슷한 실천 방안을 내어놓는다. 아이 말에 귀 기울여 들어주기, 아이와 시간을 더 많이 갖기, 비난과 잔소리 줄이기, 자녀의 욕구 읽어주기, 아이의 마음 헤아려주기 등이다. 하지만 빠지지 않고 나오는 실천 방안은 '하루에 한 번씩 격려와 칭찬하기'이다. 부모 교육 강사인 필자도 '자녀에게 하루에 한가지씩 칭찬과 격려하기'를 적극 권면한다.


다른 실천 방안에 비해 모호하지 않고 명료하기에 실천할 가능성이 높고, 친밀도 높이는데도 최고이다. 그런데 갑자기 안 하던 칭찬을 하려니까 쑥스럽다면 몸으로 하면 된다. 심리학에는 말로 하는 소통보다 몸으로 하는 소통이 효과적이라는 다음과 같은 이론이 있다.



1960년, 미국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 후보자 T.V 토론 방송이 열린다. 당시 부통령이었던 리처드 닉슨이 공화당 대표 후보로, 민주당 후보에는 상원 의원이었던 존 F.케네디였다. 인지도와 지지도에서 최고였던 정계의 거물 닉슨 후보의 당선이 기정사실화된 상태였다, 그런데 T.V 토론 중계방송을 기점으로 이변이 일어났다.


당시 흑백 T.V 화면에 회색 양복을 입은 닉슨은 시청자 눈에 띄지 않았다. 게다가 화장도 하지 않은 창백한 얼굴에 수염도 듬성듬성 보였다. 무릎 부상 탓인지 지쳐 보이는 표정이 역력했으며 식은땀까지 닦아내며 토론을 이어갔다.


이에 반해 케네디는 스타일 리쉬한 헤어스타일과 눈에 띄는 검은색 양복을 차려입고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카메라를 응시하며 토론을 이어갔다. 사회자를 보며 질문에 답하는 닉슨과는 상반되게 카메라를 응시한 케네디의 눈빛은 시청자와 직접 마주하며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닉슨은 주로 정책적인 공략과 정보 전달에 주력했으나, 케네디는 정책적인 공략은 전반적인 요점만 간략하게 전달했다. 말의 내용 면에서는 닉슨이 월등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라디오 토론만 들은 사람들은 닉슨을, T.V 토론을 시청한 사람은 케네디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 결과, 무명 정치인에 가까웠던 케네디가 경륜과 노련미를 갖춘 닉슨을 누르고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쾌거를 낳았다. 미국 역사상 가장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이 당선되었으며, 당시 T.V 토론 열기는 폭발적이어서 유권자 대부분이 중계방송을 시청했다는 점에서 T.V 토론이 케네디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키는데 결정타였음을 알 수 있다.


즉, 대통령의 당.낙을 결정하는데 시각적인 정보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이후, 이러한 선거의 원인을 분석하고, 연구한 책들이 많이 나왔다. 그 중, 지금까지도 의사소통의 지침서로 활용되고 있는 심리학적 연구가 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대학교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 교수는 상호작용을 할 때 상대에게 호감을 주는 요소로 말의 내용은 겨우 7%에 불과하며, 그보다는 목소리, 억양, 목소리 톤 등 청각적인 요소가 38% 영향을 미치며. 가장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은 시각적인 요소로 무려 55%에 달한다고 연구 발표한다.


이를 통해서 의사소통할 때는 비언어적인 메시지가 말의 내용보다 압도적으로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즉, 무엇을 말하느냐보다는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연구자의 이름을 붙어서 메라비언 법칙(The Law of Mehrabian)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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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면접 때나 미팅 등 특별하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어야 할 상황에서는 55% 해당 되는 시각적 요소를 유념해야 한다. 청각적 요소까지 합하면 비언어적인 메시지는 무려 93%에 달한다. 복장과 표정뿐 아니라 억양과 목소리 톤, 눈빛과 시선, 헛기침, 한숨 쉬는 습관 등이 모두 비언어적인 메시지에 포함된다. 의사소통이란 종합 예술이라는 점을 메라비언 법칙이 증명하고 있다.


특히 갈등이 생긴 상대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는 핸드폰 문자로 주고받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관계에서 팩트란 없고 저마다의 해석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문자로만 주고받는다면 글의 내용을 서운한 감정이 임의대로 해석할 개연성이 높다. 오히려 갈등이 증폭될 수 있으므로 93%에 해당하는 비언어적인 메시지를 배제하고 소통하는 것은 위험하다. 문자보다는 전화 통화가 효과적이고, 그보다는 직접 대면해서 소통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부모-자녀와 친밀감 형성에도 메라비언 법칙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를 활짝 웃는 얼굴로 맞이한다거나, 우울한 일이 있는 아이를 꼭 안아준다거나 시험을 앞 두고 있는 자녀의 어깨를 토닥토닥한다거나 새벽밥 먹고 등교하는 아이에게 ’엄지척‘ 하는 것 등이 있다.


서울에 소재한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학생들에게 부모님으로부터 들었던 말 중에서 가장 마음이 상했던 말이 무엇인지 물었다. 아이들 대답을 수량으로 분류했더니 5위는 '누굴 닮아 그 모양이니' 4위, '도대체 나중에 뭐가 될래' 3위, '왜 그렇게 생각이 없니' 2위, '누구누구 반만 닮아라' 1위, '제발 공부 좀 해라' 로 집계됐다. 우리 부모들이 무심코 하는 말이지만 아이들은 가장 듣기 싫은 말이다.


반대로 지금까지 엄마 아빠에게 들었던 말 중에서 가장 힘이 되었던 말, 기분 좋았던 말에 관한 질문에서는 5위, '넌 할 수 있어' 4위, '실컷 놀아라' 3위, '엄마 아빠는 너를 믿어' 2위, '용돈 줄까' 로 대답하였다. 그렇다면 1위는 어떤 말이 차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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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듣고 싶은 말 1위는 천만번 더 들어도 기분 좋은 말 “사랑해” 였다.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그런데 사랑한다는 말이 자녀들이 부모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 1위로 집계된 걸 보면, 정작으로 이런 마음을 표현하는 부모는 많지 않다는 반증이다. 그러므로 오늘부터 실천해 보자. 갑자기 말하려니 쑥스럽다면 손으로 하면 된다. 몸으로 하면 된다. 효과가 있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한 시대를 연구에만 몰두하며 살다 간 한 심리학자가 말한다.


행동의 소리가 말의 소리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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