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오만 니즈와에서 보낸 밤 시간
휴대폰 충전을 위해 괜찮은 카페를 찾아 돌아다녀보았다.
우선 조금 더 물가가 저렴하고 로컬한 분위기가 있을 것 같은 니즈와 성 밖으로 나가보았는데...
식당과 상점은 많지만 의외로 카페는 잘 보이지 않았다.
화려하고 정교한 아랍의 금을 구경하다 다시 후퇴해서 성 안으로 돌아갔다.
갤럭시 A53 - 저가형 모델로 사진을 찍었더니 빛번짐이 너무 심해 아쉽지만....
아랍의 밤거리 골목은 정말 너무 예뻤다.
절제된 색감과 정교한 디테일은 은은한 조명을 받아 환상적인 느낌을 주었다.
평상복으로 전통의상을 입고 다니는 오만인들의 모습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이 카페도 정말 예뻤지만, 역시 휴대폰 충전을 부탁하려면 좀더 작은 카페로 가는것이 편할것같았고,
예쁜 골목에서 맘에 드는 한적한 카페를 발견한다.
바리스타는 20대 중반정도, 동남아계열로 보였다.
필리핀에서 왔다고 하고, 필리핀에서는 한국인 사장과 일했었다고 한다.
휴대폰 충전을 부탁하자, 이런 친절을 베풀어주었다.
우리 카페는 테라스가 아름다우니
바로 옆에있는 내 자취방에서 보조배터리를 빌려줄게.
커피가격은 2OMR - 한국돈으로 8,000원이 좀 안되는 가격이니 저렴하진 않다.
하지만 아름다운 테라스로 직접 가져다준 카푸치노는 페가수스가 그려져있었고,
서비스로 대추야자케잌을 받았다.
아랍어 배우기 어렵지 않아? 영어보다 어려웠을것같은데...
맞아. 외워야할것도 많고 문법도 복잡하고 읽기도 힘들어.
몇달 후에 아랍어 시험을 쳐야해서 준비하고 있어.
UAE만큼은 아니지만 오만에서도 꽤 많은 외국인노동자들이 들어와서 3D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것은 서남아시아계이고, 그 외 아프리카와 필리핀에서도 많이 와서 일한다.
필리핀인들이 영어를 잘하는 이유는, 주요 교과 과목 자체를 영어로 가르쳐서라고...
휴대폰충전을 완료하고, 조금 더 니즈와 밤거리를 산책해보았다.
사실 낮의 아랍보다 밤의 아랍이 더 아름답고 ... 상점들도 꽤 오랫동안 영업을 한다.
크래프트 수크 (Nizaw Craft Souq) 앞에서 고양이들과 놀아주던 인도인 여행자들은,
그걸 흥미롭게 보고있던 내 무릎에 아기고양이를 올려주고 갔다.
튀르키예만큼 알뜰살뜰 고양이를 보살피는 건 아니지만, 아랍의 고양이들도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한참을 산책하다 성을 빠져나와 숙소로 가려는데, 낡은 현대차를 타고있던 현지인 아저씨가 나를 불렀다.
안녕, 너 내 Cottage에서 숙박하지 (말그대로 Hi, you stay in my cottage)
어떻게 알았는데..?
지금 이 시간에 니즈와에 있는 한국인은 너밖에 없을걸?
납득가는 설명이었다. 몇시간 전 이 아저씨는 나에게 인도와 스위스에서 온 여자 둘이 하려는 투어에 조인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었고, 나는 생각해보겠다고 대답했었다.
아저씨는 투어를 하려는 두명의 여행자들은 아저씨가 운영하는 다른 호텔에 숙박하고 있으니 만나보고 결정하는건 어떻겠냐고 다시 제안하며 차에 타라고 했다.
호텔로 가는 골목길에서는 왠지 국적과 문화권이 다른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 감성이 느껴졌다.
호텔에 도착하자 젖은 머리에 탱크탑과 팬티차림의 한 30대 초반 정도 되어보이는 스위스 여자가 튀어 나왔고, 우리가 하려는 건 교외의 유적과 오만에서 가장 높은 사막산을 보는 투어라고 설명했다.
니즈와에서 무스캇으로 돌아가는 버스 시간인 오후 5시보다 투어가 더 늦게 끝나지만, 자신들은 차를 렌트했기때문에 무스캇까지 태워주겠다고....
오만의 물가는 저렴하지만 투어비는 높은 편인데 (Day tour 가 일반적으로 100$를 훌쩍 넘어감),
지금의 투어는 1인당 20 OMR - 8만원이 채 되지 않는 가격이었다.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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