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둥성 - fin
살짝 늦은 점심은 마트에서 산 과일과 산양유, 맥주와 백주 조합으로 게스트하우스에서 먹었다.
늦겨울느낌의 칭다오지만 열대과일이 저렴하다. 중국이 새삼 큰 나라였음이 느껴졌다.
난 무슬림국가나 음주를 잘 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고,
와인문화권에서는 와인을 마시고
동북아를 여행할때는 한중일 모두에서 도수 높은 술을 좀 퍼마시는 편이다.
맥주가 맛없고 술이 물가대비 저렴한 나라들이고
그렇게 여행하는 게 어울리는 느낌이라서
솔직히 이 여행에서 보고싶은건 다 본 느낌이라
칭다오에서는 별로 움직이고싶지 않았고 딱 두 곳만 더 가기로 마음먹었다
마사지 받으며 해가 지기를 기다린 후 ..
안가는 사람들이 없을 듯한 칭다오 야경스팟으로 갔다.
한달 전 두바이에 있던 사람 눈에도 칭다오의 야경도 나름 화려하다.
사람들이 다들 사진한장씩 찍는 이 구도에서 나도 사진한장.
거의 중국인 반 한국인 반 느낌이었다.
난 야경에 큰 미련과 집착을 두지 않는 편인데
화려한 야경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만족스러운 곳일듯 한 느낌이 들었다.
저녁은 위구르 식당에서 양꼬치로 먹었다.
사실 그 동북3성 스타일의 양꼬치가먹고싶었는데
바이두에 양꼬치를 한자로 검색해서 나온 집이 여기였다.
꽤 맛있고 뭔가 우즈벡 요리와 몽골요리가 섞인 느낌을 주었다.
눈이 살짝 내렸다.
해외 여행을 꽤 해봤지만 내리는 눈을 맞은 것은 칭다오에서가 처음 (두번째는 히로시마, 세번째는 뉴욕이 된다)
현대적인 쇼핑몰을 구경했다.
샤오미 매장 물건 가격이 싱가포르보다도 비싼 것이 좀 놀라웠다.
칭다오에서 마지막 스케줄로 예의상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곳은
맥주 공장.
솔직히 양꼬치에는 칭다오보다는 하얼빈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맥주도 칭다오 맥주였다 (쑤저우, 쓰촨 여행하면서 만난 중국 내국여행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한국인 반, 중국인 반, 한국어 안내서도 갖춰져있고
야무지게 포토스팟을 꾸며놓은 곳이다.
매우 혼잡하지만 스팀펑크 느낌의 과거 설비를 보는것도 좋았고
맥주공장견학 자체가 처음이라 현대 설비를 보는것도 나쁘지 않았다
갓 생산한 맥주는 차원이 다른 맛이긴 했다.
시간이 붕 떠서 공항에서 토마토 갈비국수로 저녁을 먹었다. 푸동공항의 정신나간듯한 가격과는 다르게 꽤 양심적이었다.
그리고
공자의 출신지역의 아이덴티티를 기내안전방송에 잘 녹여낸 산둥항공을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솔직히 웨이팡과 칭저우가 여행의 메인이고 칭다오는 감흥이 별로 없었다)
이 글은 딱 1년하고도 2주 후, 중국윈난성을 여행하기 위해 타는 인천국제공항철도에서 썼고, 이 걸로 가깝고도 먼 중국&일본 여행기 1차 브런치북을 완결할 생각이다.
네번의 여행 평점을 매기자면
오사카 스킵한 교토 8.5
- 괜히 아시아 최고의 관광지가 아니더라 싶었다. 하지만 일본 문화에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나는 이후의 일본여행에선 다 교토의 하위호환 느낌을 받게된다.
중국 다롄 8.0
- 중국이 최초로 무비자 된지 일주일 후 한 여행이라서 더 감성이 살아있었던것같다.
근현대사의 흔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투박함과 한산함 깔끔함이 공존했다.
후쿠오카 스킵한 소도시 카라츠 7.0
- 전형적인 그 <일본소도시> 느낌을 구비했고 한적함을 선호하는 취향에 맞았다.
웨이팡&칭저우 7.0
칭다오 5.0
이후 중국의 메이저급 관광도시들을 여행하게 되지만 칭저우나 웨이팡의 그 덜 상업적인 느낌은 여전히 인상깊었다.
칭다오는 솔직히 한국인들이 유독 많이 가는 관광지 특유의 전형적인 느낌이 들었고(부정적인 쪽으로) 혼잡하고 평범했다.
글을 쓰고 느끼는데, 내 평점 기준에는 《한적함》 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
문득 내가 한적함을 사랑하니까 나는 성공을 못하고 사는건가? 라는 씁쓸한 의문도 들고...
해외로 자주 나가는 편이지만, 이번에도 비행기 타기 직전까지 일하고 간다.
언젠가 여행을 자주 못할때 이 기록을 들여다보며 위로받기 위해서라도 여행기를 부지런히 써야겠다. 여행기가 너무 많이 밀렸다.
- 이웃나라 여행기 se 01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