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슈 2박3일 - 3
기차를 타고, 이마리에 도착했다. 이마리는 작은 역이라 검표기계가 없고, 기사님이 표를 검표하셨다
도자기의 마을이라서 역 간판은 도자기. 내려보니 조그만 이마리역은 참 레트로하다.
빨간 단풍과 조화를 이루는 파란 택시가 인상적인 시내로 나선다.
이마리에 온 목적인 오카와치마야 도자기마을 (Okawachiyama Village, 大川内山の町並み) 로 가는 버스는 배차간격이 무려 2시간에 한대씩이다. 한시간을 시간 때워야 했기에, 역 근처의 카페에 갔다.
여기 역시 레트로한 감성이 가득하다. 우리나라에도 과거엔 이런 곳들이 있었을것같은데, 트렌드에 따라 자주 갈아엎는 우리나라와 달리 옛 모습을 잘 관리해서 유지하는 느낌.
감성있는 내부 공간. 정장에 조끼까지 차려입고계신 바리스타 할머니께서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물론 영어는 한마디도 못하셨지만...
단골 손님인듯한, 역시 정장에 중절모까지 차려입고 계신 중노년 신사분께서 영어를 조금 할 줄 아셔서 주문을 도와주셨다. 와 정말 분위기 비현실적....
커피는 여러 원두를 블랜딩한 것을 저런 사이폰으로 내려주신다. 신사분께서 사가현을 여행하는 감상을 물어보았는데
솔직히 후쿠오카는 한국의 대도시와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카라츠와 이마리는 한국과는 정말 다른 느낌이고 매우 아름답다.
라고 대답했고, 내 대답에 흡족하신듯 했다.
내가 가려는 도자기마을에 대해서는 " Your ancesters were there ...." 의 반응을 보이셨다.
그게 be동사 한개를 써야하는게 아니라 were kidnapped가 되야하는거 아닌가
사이폰이라는 커피 추출도구는 일본에서 발명되었고, 숙련된 사람이 내려야 제대로 된 커피맛을 낸다고 한다.
스페셜블랜드 커피 500엔, 버터를 바른 두꺼운 토스트 300엔이었다.
고풍스럽게 예쁜 커피잔에 커피를 내려주셨다. 딸기잼은 서비스 :)
설탕시럽과 덩어리사탕을 세팅해놓은 것도 올드스쿨하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의 빌드업 치고 맛이 엄청나게 뛰어난건 아니었다. 그래도 평소에 마시는 커피보단 훨씬 맛있었다. 버터를 바른 토스트는 그냥 아는 맛있는 맛.
바리스타님께 번역기로 "커피의 맛과 향이 무척 섬세합니다." 라고 써서 보여드렸다.
30분에 저 벽시계가 종을 쳐서 순간 놀랐다. 이런 시계 보는것도 정말 오랜만...
포스기 역시 타임머신을 탄 느낌을 제대로 주었다. 이렇게 생각치 못한 분위기에 젖어서 40분 정도를 야무지게 때우고 다시 도자기마을로 갈 버스를 타러 이마리역으로 돌아갔다.
▽ 카페의 위치는 여기 - 어떻게 읽는지는 모른다 ㅋㅋ
珈琲舎香月
일본 〒848-0047 Saga, Imari, Imaricho, 甲413−23
도자기로 만든 동자들이 귀엽다.
이마리역에서 오카와치야마 도자기마을까지 버스로 간다면 20분 정도 걸리고,
요금은 200엔 - 아까 말한대로 배차시간은 두시간에 한대씩이다 버스는 정시에 도착한다.
걸어간다면 1시간 정도 거리.
오카와치야마
Otsu-1848 Okawachicho, Imari, Saga 848-0025 일본
비주얼은 일본감성 뿜뿜하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하늘이 맑았다면 지브리 감성의 찬란한 예쁨을 보여줬을것같아, 어떻게 보면 흐리고 비오는 날 다녀온게 다행이라는 느낌도 좀 들었다 ㅋㅋ
끌려간 것은 강제로 끌려갔지만, 도공에 대한 대우는 일본이 훨씬 좋았기 때문에 도자기 장인들은 조선으로 돌아가고싶지 않아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 증거가 확실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현대 한국의 도자공예과 졸업생들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를 생각하면 완전한 낭설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여긴 산골짜기에 위치한 마을이라는 점에서 또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고.
임진왜란때 끌려간 조선의 도공들의 청화백자로부터 시작된 이마리의 도자기는 이런 스타일이다.
전통적인 도자기부터 현대화되었고 팬시한 도자기까지 여러 작품을 구경하고, 이런 일본 특유의 예쁜 디테일까지 살펴보다보니 시간이 잘 갔다.
돌아가는 차편은 오후 4시 30분에 있었다. 이게 막차기도 하고...
중간에 온천이 하나 있는데, 목욕비가 한 700엔 정도로 저렴하고 평가도 좋아서 가볼까 했으나... 비오는데 몇십분을 걸어가는게 부담스러워 결국 포기했다.
다시 카라츠로 돌아가는 차는 5시42분에 있었기에, 기차시간이 되기 전까지 잠시 산책을 했다.
참고로 이마리에서 카라츠로 돌아가는 막차는 8시 30분정도에 있다.
거리를 걷다보니 러시아 성당같은 독특한 건물이 있었다. 안에 들어가보았는데,
이 건물의 정체는 예식장이었다. 진짜 클래식하게 화려했다. 우리나라 8-90년대의 고급 예식장이 이런 느낌이지 않았을까 싶은.
디테일 하나하나가 정말 잘 관리된 빈티지함을 가지고있었고, 그게 정말 신선하게 느껴졌다.
이 공간은 아마도 우리나라로 치면 폐백같은 의식을 하는 곳으로 보이고...이런 성당과 연결되어있었다.
다시 이마리역으로. 역의 공간 하나를 무료개방하고 있었고, 여기의 책상과 의자에서 고등학생들이 공부하거나 핸드폰을 충전하고있었다.
카라츠로 돌아와서, 구글 평점이 4점을 넘는 돈카츠 식당에 가서 밥을 먹었다. 밥과 미소시루에도 돈을 따로 내야하는데, 돈카스 1400엔, 밥 200엔, 미소시루 250엔이었다. 도합 1850엔이니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긴 하다.
이 식당이 이번 여행 중 유일하게 오오 맛집이다 싶었던 곳이었다.
▼ 이 돈카츠식당 정보
https://blog.naver.com/voyagetothesky/223653467397
클래식한 이자까야 옆에 좀 힙한 체게바라 있는 옷가게가 있는것을 보면서 호스텔로 짐을 찾으러 갔다.
다음 숙소는 이 호스텔에서 걸어서 25분정도 거리이고, 카라츠에ㄹ서는 길거리에 택시가 다니지 않아서 걸어갔는데 엄청난 비바람이 몰아쳤고 옷과 신발이 다 젖었다 ㅠㅠ
일단 옷과 신발의 물기를 최대한 짜내고,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컨디션을 회복한 뒤, 마트에서 사온 술과 안주로 야식을 먹었다. 마트의 물가는 무척 저렴하다. 저 삶은 오징어와 해초샐러드는 짜지만 맛이 괜찮았다.
조각파인애플은 정말 저렴한 느낌...
감기걸리겠구나 싶었는데 결국 감기에 걸렸다....
▼ 이 숙소 관련 정보
https://blog.naver.com/voyagetothesky/223658688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