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은 특정 나이까지 영유아건강검진을 받으며 잘 자라고 있는지 검사를 하기로 되어있습니다.
제발 건강만 하길 바라며, 처음 태어나 안았던 순간 손발가락이 제대로 있는지 확인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큰 아픔 없이 건강히 잘 자라주고 있는 어린 상사들.
그런데 어느 날 시력검사를 했는데 눈이 좋지 않다고 했습니다.
아직 어리니 6개월 뒤에 다시 한번 측정하기로 하고 숫자 읽는 걸 좀 연습을 시키면 좋을 것 같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여러 병원을 갔더니 병원마다 말이 달라 신뢰가 떨어져 검사를 좀 더 미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다시 한 검사에서도 시력은 여전히 좋지 않은 걸 알게되었고, 의사선생님의 안경 착용 권유를 받았습니다.
안경은 눈이 나빠지는 속도를 늦춰 준다고 합니다.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는 기술이 좋아져 어떤게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 전까지는 최대한 불편하지 않게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나을 거라고 합니다.
눈 앞이 캄캄했습니다.
20여년 전에 제 친동생이 8살에 학교를 갔을 때 칠판의 글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시력검사를 한 결과, 마이너스라고 해서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어린 상사들의 눈은 꼭 지켜줘야지라는 다짐으로 돌봐주었는데 7살에 안경 착용을 해야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무엇을 해야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습니다.
지난 나날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다 제 잘못인 것 같았습니다.
외출해야하는데 준비 안하고 꾸물 거릴 때 시계를 가리키며 이때까지 준비해야 돼! 당부를 했었지만 가만히 서서 시계를 바라보던 것이 시계 숫자가 안보여서라는 걸 이제 알았습니다.
글자를 가리키며 읽어볼래? 물었을 때 싫어! 라고 대답한 걸로 버릇없다고 혼내기만 했지 왜 싫은지 묻지 않았을까, 혹시 안보이냐고 왜 묻지 않았을까.
앞서 이해되지 않았던 몇몇의 상황들이 퍼즐 조각처럼 맞춰졌습니다.
대표님과 안경을 맞추러 간다는 전화를 받고 회사 화장실에서 숨죽여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린 상사가 처음 끼는 안경에 어색해할까봐 대표님도 시력보호용 안경을 끼고 마주앉아 찍은 사진을 보고는 또 화장실에서 소리가 새어나갈까 입을 세게 다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집에와서는 냉장고의 글씨가 흐릿했는데 안경을 끼니 선명해졌다고 좋아한다고 합니다.
속상해죽겠는데 또 안경은 잘 어울리는 모습에 다행히 미소는 지어졌습니다.
작년 9월에 안경을 맞추고 거의 1년이 다되어 갑니다.
눈을 비빌 때마다 안 좋은 습관이라며 눈은 다치면 고칠 수 없다고 괜히 속상한 마음에 큰소리칠때도 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어린 상사에게 오히려 못된 모습을 보이는 스스로가 참 바보같습니다.
자존심 강하고 표현도 잘 못하는 탓에 글로 마음을 정리해보며, 오늘 밤도 어린 상사의 안경을 닦아주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