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동료들과 일하다 보면 각자 아내에게 바라는 점이 다릅니다.
밖에 있을 때 연락 안 했으면 좋겠다.
집에 가면 고생했다는 한마디만 듣고 싶다.
오늘도 고마워라는 말 듣고 싶다.
생각보다 아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듣고 싶어 하는 남자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제 아내는 사소한 표현을 잘해주는 편인데요.
오히려 저는 이런 표현에 감동을 받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이 또 반전...
남편, 아빠로서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아이들을 재울 때도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아빠가 열심히 일하는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좋은 집에서 시원하고 따뜻하게 살 수 있는 거야. 아빠한테 항상 감사합니다! 해야 돼~"
저에게도 엄마의 고마움을 아이들에게 말해주라고 요청을 받곤 하는데요.
아내에게 들은 대로 해봤습니다.
"얘들아 엄마가 항상 집 깨끗하게 해 주고, 맛있는 밥 해주고, 책도 읽어주고...(생략)... 감사합니다! 해야 돼~"
"나도 알아!"
"그럼 아빠는 어떤 점이 감사해?"
"아빠는 노비야!"
"뭐? 노비?!"
"응. 맞아.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하잖아."
요즘 한국사에 관심이 많아 계급사회에 대해서 한참 만화책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좋은 뜻으로 말했다는 걸 알게 되어 웃어넘겼지만, 현재 쓰지 않는 단어들을 다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아내가 과연 아빠에 대해 좋게 말해준 게 맞을까 라는 합리적인 의심도 함께 들었죠.
얘들아, 다음에는 좋은 단어로 불러줘.
어떻게 보면 현대판 노비가 맞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