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스파링 #복싱만화
체육관 공기는 묘하게 달랐다.
샌드백과 줄넘기 소리에 익숙해지던 바울이 앞에, 처음으로 링이 준비되어 있었다.
낡은 로프에 둘러싸인 사각의 공간.
그 안은 마치 또 다른 세상처럼 느껴졌다.
“오늘은 네 차례다.”
관장의 목소리는 짧고 단호했다.
바울이의 심장은 요동쳤다.
붕대를 감은 손이 땀으로 미끄러졌고, 숨은 점점 더 거칠어졌다.
상대는 또래였지만, 이미 체육관에서 오래 훈련해 온 듯 단단했다.
눈빛은 망설임이 없었고, 발걸음은 이미 링에 익숙했다.
“링 위에선 주먹만이 말한다.”
관장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딩―
종소리가 울리자, 바울이는 순간 얼어붙었다.
상대가 다가왔다.
빠른 잽 하나가 얼굴 앞을 스쳤고, 공기가 갈라지는 소리가 귀를 때렸다.
순간, 무게가 전신을 짓눌렀다.
도망치고 싶다는 충동이 온몸을 흔들었다.
그러나 그는 발을 뗐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야 한다는 그 문장.
그 다짐이 발끝을 움직이게 했다.
주먹을 내질렀다.
스텝도 어설펐고, 방향도 삐뚤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두려움 속에서 나온 첫 대답이었다.
상대의 글러브에 맞고 충격이 전해졌지만, 바울이는 물러서지 않았다.
숨이 가빠오고, 시야가 좁아져 갔지만, 그는 다시 일어났다.
링 위에서의 첫 싸움은 기술이 아니라, 두려움과의 싸움이었다.
그리고 그 두려움 속에서 바울이는 깨달았다.
넘어짐은 끝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기 위한 시작이라는 것.
관장은 링 밖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 눈빛 속에는 나무처럼 단단한 무게가 담겨 있었고, 바울이의 서툰 주먹 속에서도 작은 불씨가 타오르고 있음을 알아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