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의 시작

잊지못한 생생한 기억

by 디앤디앤

“아이 낳으면 쉴 시간 없어. 너 자신을 위한 시간은 이제 돌아오지 않으니 휴직 빨리 써서 쉬어”


나를 위해주는 고마운 충고.

하지만 36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출산’은 예상보다 늦게 이뤄진 내 어릴적 품어온 오랜 로망이였다.

혼자만의 시간에서 큰 즐거움을 찾기보다 아이와 함께할 시간에 대한 기대감이 훨씬 컸다.


빨리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오히려 늦게한다던데 내가 딱 그랬다.

서른이 되어서부터, 특히 삼십대 초반에 결혼한 사람들이 너무 부러운 것이였다.

참 묘하게 결혼할 인연을 못만나며 결혼은 기적이다 생각들고 포기할때

정말 기적이 찾아와 딱 35살 되기 전, 34살에 결혼했다.


나는 세상의 기준에 웬만하면 맞추고 싶어하는 욕심이 있는 편인데

35살이라는 노산의 기준보다는 웬만하면 빠르게 아이를 낳고 싶었다.

그 와중에 운은 좋아서 35살 되던 해에

‘봄이 오기 전에 아이가 안생기면 인공수정에 도전해야지’ 했는데

1월에 아이가 생긴 것을 알게 되었다.


서론이 길었던만큼 아이와 있는 시간이 혼자만의 시간보다 훨씬 좋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은 나는 정말 마지막까지 일했다.

세상에 태어난 아이와 육휴 기간을 더 함께 하고 싶었기 때문에.

아무리 그래도 예정일보다 2주는 일찍 들어갔다.

중간에 낀 추석에는 가족들과 편하게 아기를 기다리는 행복감을 만끽하고 싶었다.


문제는 추석 전날인 월요일 새벽에 잠을 못잤다.

자꾸 잠을 깨고 아침에는 중간중간 진통같은데 견딜만한 뭔가가 느껴졌다.

아침이 되자마자 병원에 전화해서 안내문에 나온 증상들이 느껴지는데

약하게 느껴지는 정도 같다 했지만 병원에서는 오라하시네...

친정가는 길에 병원이 있으니 겸사겸사 한 번 들려나보자해서 갔다.


연휴라 응급실 접수로 들어가는데 멀쩡하게 들어가려니

신랑이랑 조금 민망한 것이였다.

하지만 분만장에 가서 내진을 처음 받는데 사람들이 안아프냐며 놀랐다.

음... 아파야 하는거구나...

음... 그럼 새벽부터 느낀 진통도 아팠어야 하는거구나...

그렇게 입원을 하고 오후가 되어가는데 휴일이라

무통주사를 놔줄 마취가 의사가 없어

그냥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렇게 2주간의 연차가 갑자기 출산휴가로 바뀌며

진짜 진통과 함께 육아의 길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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