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달은 서두르지 않는다
한낮의 달이다.
햇살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달.
낮달은 소리 없이, 그 자리에 머문다.
분주하고 소란한 시간 속의 고요한 존재감.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
조용히 빛을 품은 그 사람들처럼
낮달은 말이 없다. 변명도 없다.
그저 하늘에 걸려 세상을 내려다본다.
나는 종종 서두른다.
빨리 해내야 하는 일에 마음이 급하다.
스스로를 재촉하며 몰아세운다.
이제 낮달을 보며 걸음을 멈춘다.
세상에 드러나지 않아도 괜찮다.
조용히 내 안의 빛을 지키며 살면 된다.
햇살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은 낮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