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하는 이야기의 문을 엽니다
동화는 아이들을 위해 쓴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닿기를 바랐습니다.
낮은 눈높이, 쉬운 말로 자분자분 이야기를 꾸렸습니다.
한글을 더듬더듬 읽었을 때,
아버지의 시골 교무실 낡은 책꽂이에서 동화를 처음 만났습니다.
인어공주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고,
다음이 피터팬, 그리고 어린왕자였습니다.
제 꿈은 그때 결정되었습니다. 동화작가!
서른 해 전,
이르지 않은 나이에 동화를 시작하면서
시간이 이렇게 허둥지둥 달려갈 줄 몰랐습니다.
그동안 아이였던 독자들은 자랐고,
동화 쓰던 저는 어른의 시간을 살게 되었습니다.
다시 이 동화들을 꺼내며, 문장은 고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 시절의 문체와 말투, 숨결...
서툴고 솔직했던 마음까지 모두 그때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읽는 우리는 그때와 다른 사람이 되었지만,
이 연재에 실리는 동화는 30년 전 그때 그대로의 이야기입니다.
읽는 동안 이야기가 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달라졌다는 것이 문장 사이사이로 스며들 것입니다.
동화를 읽다가 어느 문장에서 잠시 멈추게 된다면,
그건 이야기가 당신을 부른 것이 아니라
당신 안에 남아 있던 그때의 아이가 고개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느긋하게 한 장씩 천천히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이 동화는 아이에게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어른이 된 당신을 향해 가고 있으니까요.
이제, 이야기의 문을 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