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암환자의 슬기로운 치병 생활
얼마 전 소설가 한강작가님의 노벨상 수상으로 온 나라가 흥분의 도가니였다.
나도 물론 예상치 못했던 뉴스에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 몇 해전 한강 작가님이 '맨부커상'을 탔을 때 읽었던 <채식주의자>의 기억이 가물거렸다. 작가님과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가.
동계·하계 올림픽, 2002년 월드컵 4강도 직접 보았고, 남북 정상회담도 목격했으며, 오스카 기생충, 노벨 평화상에 노벨 문학상까지(물론 가슴 아픈 사건들도 많았지만).
100년도 안 되는 세월 동안 참으로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경험하는 행운을...
아이 둘을 낳고 아내와 네 식구가 그렇게 그렇게 알콩달콩 나름대로 열심히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 갑자기 찾아온 불행(?)은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고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노년이 돼야 찾아온다는 불치의 병 '암'이란 녀석이 내게 찾아온 게 2020년 8월의 일이니 지금부터 벌써 4년 하고도 6개월이 되어 간다.
그동안 내가, 우리 가족이 겪었던 희로애락을 어찌 다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마는,
그래도 지금은 처음 병마가 찾아왔을 때보다는 희망의 크기가 훨씬 더 크기에 용기를 내어 그동안의 나의 치병(투병이 아니라 치병해야 살 수 있다. 암과 싸우지 말고 암을 잘 관리해야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과 관련된 경험, 고통스러웠던 기억, 감격했던 순간, 고맙고 감사했던 시간들을 조금씩 담아보고자 한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며 겪게 될 크고 작은 일상의 흔적들도 남겨 보고 싶다.
한강의 기적에 이은 한강 작가님의 기적처럼 만자씨도 기적을 만들어 갈 것이다.
먼 훗날, 아주 먼 훗날, 내 글들을 읽으며 미소 짓는 때가 분명히 올 것이라 믿으며 그 소망을 글에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