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암환자의 슬기로운 치병 생활
내 글들이,
암환우 분에게 용기와 희망을 드리고 작은 정보라도 드릴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 (※ 블로그 포스팅중 의학적 표현, 정보들은 증명되거나 입증된 것이 아닌 극히 주관적인 것임을 강조해 둔다)
2020년 8월. 내 인생에서 가장 바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있던 시기. 승진을 하겠다는 일념하에 회사에 모든 걸 쏟아 붇던 시기이다.
남보다 앞서 가는 걸 욕심내는 성격이 아니라 '워라밸' 을 신조로 살아가던 나였지만 이 시기엔 '승진'에 대한 가능성과 열망이 가장 컸던 시기로 몸과 마음이 많이 피폐해(?) 있을 때였다.
불규칙한 식사, 술과 담배, 부족한 잠, 업무와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어느날 음식을 먹는데 평소와 달리 맛을 느끼지 못했다. 아니 끝에서 '쇠' 맛이 났다. 조금만 먹어도 울렁거리고 눕고 싶고...이러다 나아지겠지 했는데 그 정도가 심해졌다. 몸도 모기 물린듯 가렵고 평소보다 훨씬 피로를 느끼고.
와이프의 촉이 발동했다. 극구 안가겠다는 나를 끌고 병원에 가서 피검사를 했다. 2~3일 후 병원에서 회사로 전화가 왔다.
"000 님, 급히 병원에 오셔야겠습니다. 각종 수치들이 너무 나쁩니다 "
이때만 해도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상담 받으며 그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다. 당수치와 염증이 정상보다 수십배 높고, '암'을 예측하는 종양표지자(CA 19-9) 수치가 수천(정상은 37이하)을 넘었단다.
암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얘기를 들었다. 설마 내가?
와이프와 난 서로를 응시하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니야 아닐거야. 이건 뭐가 잘 못 된거야.'
그러나, 우리의 작은 희망은 여지 없이 깨져 버렸다. 이름도 생소한 '바터팽대부암(Ampulla of Vater Cancer)'이란 소견('20년 8월 25일).
그 힘들고 고통스러운 치병(투병이라 하지 않는다. 난 암녀석과 싸우는게 아니고 잘 관리하는것이기에)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