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사진 이야기

아무리 작아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 뿌연 하늘

머리를 헝클어뜨리는 심술맞은 바람

곱게 넘어가지 않을 꽃샘 추위     

휘날려 뿌려진 매화꽃잎 

덩달아 떨어진 목련꽃잎

작년에 맺은 열매와 올봄에 핀 꽃이 함께 하는 산수유   

  

걷고 있다.

바람에 떠밀려 들어온 골목길 

발밑에 더없이 귀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더없이 노란 민들레

큼직하고 우렁차게

“행복하세요.” “고맙습니다.”     

수줍은 보라 봄까치풀

작지만 야무지게

“기쁜 소식입니다.”     

저리 작은 생명이 말을 건넨다.

저리 작은 생명이 힘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