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여도 괜찮아
나는 대한민국 20대의 한 청년이다.
청년 실업률이 높다고 하긴 하지만
나는 다른 이유로 취업이 힘겹다.
나는 쇼그렌 증후군 환자이다.
'쇼그렌 증후군'이라는 병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쇼그렌 증후군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자가면역질환은 우리 몸의 백혈구가
우리 몸 자신을 공격하는 질환으로 희귀난치질환이다.
자가면역질환에는 여러 가지 병들이 존재한다.(예를 들어 류마티스 관절염,
루푸스, 크론병, 쇼그렌 증후군 등이다.)
이쯤에서 내 병에 대한 소개는 접어두고...
나는 어린 시절부터
잔병치레를 자주 했던 사람이었다.
심각한 건 아니고 열감기를 자주 앓았다.
그래도 그땐 젊어서(?) 체력도 좋았고
잘 뛰고 잘 먹고 잘 돌아다녔다.
그런데 중학생이 되자
점차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침샘염이 자주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비인후과에서 약을 처방받아먹었다.
하지만 그때뿐이고 침샘염이 계속 재발하였다.
중학생 시절, 쇼그렌은 커녕
자가면역질환이 있는 줄도 몰랐다.
그래서 난 불굴의 의지로 (ㅋㅋㅋ)
꾹 참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중학생 때부터
확진을 받은 스물 네살까지
양 볼에 혹을 단 것처럼
침샘이 자주 부은 채로 지내게 되었다.
(훗날 알게 되었는데, 침샘에 농이 차서 그렇게 부은 것이었다.)
중간중간 크고 작은 증상들이 나타났고,
병원에 자주 드나들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자가면역질환에 대해 알게 되었고
내가 그 자가면역 항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어쩐지 인생 살기가 힘들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자가면역질환자인 분들 중에
번듯한 직장에 취직하시고 사회생활 잘하시고
활발하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잘 지내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
하지만 질병은 개인차가 심한 것 같다.
난 그런 축복받은 체질은 아니었다.
그놈의 스트레스!!!!!
스트레스 관리가 안되면 바로 아프기 시작했다.
집에서 놀고먹고 쉬면,
하나~~~도 안 아픈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살만한데,
조금 신경 쓰고 과로하면
바로 염증수치가 오르고
그러면 몸에서 염증 반응이 생기게 되고,
그러면 미열이 나기 시작하고
그럼 짜증이 나고 (ㅋㅋㅋㅋㅋ)
그럼 체력이 떨어져서 화가 나고
결국 스트레스인 그 일을 그만둘 때까지
성가신 염증 반응은 점점 늘어가고 계속된다.
결국 포기해야만 끝이 난다.
발병 전, 나는"포기는 배추를 셀 때나 하는 말이다."라는 표현을 아주 신봉했던 사람인데 ㅎ
발병 후, 포기를 반복하게 되는 순간에
나는 많은 좌절을 겪었고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아마 이런 자존심이 강한 성격 때문에
모든 걸 놓지 않고 고군분투하면서 살아와서
이 병이 생기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어쨌든 발병 전까지
나는 완벽주의를 놓지 못했고
나 자신을 항상 채찍질하며 살았다.
그게 날 결국 갉아먹었던 것 같다.
지나서 생각해 보면
'그때 그냥 널널하게 살걸...'
'그냥 그때 붙잡지 말고 포기할걸...'
'고등학생 때 그냥 공부하지 말걸...'(ㅋ)
'자책하지 말걸....'
후회가 드는 날도 있긴 하지만...!
요즘은 그냥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발병 전 후로 내 삶이 많이 달라지긴 했으니까 ㅎ
발병 전에는 "무조건 해낸다."라는
전투적인 마음을 항상 가졌다면,
발병 후에는 현실과 타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ㅋㅋㅋㅋㅋ)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그냥 인생 긍정적이게 살아보려고,
글을 적으면서 나의 일상과,
한 번씩 겪게 되는 다이나믹한 순간을 공유하고 싶어 시작하게 되었다.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이 미치길...
그리고 나와 같이 자가면역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용기내서 잘 살아보자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