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 읽으면 밑줄 쫙~ 치거나 메모를 할 수 없는데
"책 빌려서 읽으면 안 되나요?" 일주일 만에 교보문고 택배가 또 도착하니 아내가 무심결에 하는 말이다. " 어, 글쎄"하고 나는 얼버무렸다. 나는 신문이나 책을 읽다가 권하는 책이 있거나 사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교보문고 누리집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몇 권이 모아지면 주문한다.
지난 주에는매일경제나 조선일보의 주말판 책소개 코너나 강창래 작가의 '위반하는 글쓰기'를 읽으면서 구입하고 싶은 책이 많아져 구입 주기가 짧아졌다. 아내의 눈에는 책 구입이 너무 잦은 것으로 보였을게다.
책 읽는 습관이 잘 펼쳐지도록 책등을 가끔씩 누르고 맘에 드는 글에는 밑줄 쫙 치는 습관이 있는데... 덜 사고 빌려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은 57.7%는 책을 직접 구입해서 읽고 도서관에서 빌려본다는 응답비율이 10.6%이다. 학생의 경우는 직접 구입하거나 부모님이 구입이 48.0%이고 학교도서관에서 빌려보는 비율이 26.7%로 성인보다 빌려보는 비율이 높다.
도서 구입량도 성인은 종이책이 1.0권, 잔자책은 1.2권, 오디오북은 0.2권인데 비해 학생은 종이책 4.8권, 전자책은 2.4권, 오디오북은 0.4권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1권 이상 책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구입자를 기준으로 연간 도서구입량은 성인의 경우 종이책 3.7권, 전자책 7.7권, 오디오북 7.7권이며, 학생의 경우 종이책 8.5권, 전자책 10.3권, 오디오북 5.3권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로 봐도 나는 대한민국 평균보다는 책을 더 사는 편인 것은 맞다. 하지만 어쩌랴. 빌린 책은 읽기가 편치 않으니.
빌린 책은 사위나 며느리 같다고 할 수 있다. 딸이나 아들처럼 허물없이 막 대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빌린 책은 어디 흠집이 갈세라, 접히지 않을세라 조심스럽게 읽을 수밖에 없다. 공감이 가는 문구가 있더라도 표시 나지 않게 옮겨 적거나 해야 한다. 그들을 좋아하거나 미워해도 겉으로 표시내기가 쉽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청년칼럼니스트 김봉성은 "산(買) 책은 내 책이어야 하므로 내 흔적을 남겨 산(生) 책으로 만들었다"라며 "내 책이므로 마음껏 메모하고, 다 읽으면 읽은 날짜와 간단한 메모를 남기고, 책머리 가름끈 시작부에 책도장을 찍는다"라고 '책을 굳이 사서 읽는 이유'라고 했다.
늦게 시작한 독서가 올 들어 가속도가 붙는다. 올해 벌써 국민 평균 독서량을 돌파했다. 새벽에도 읽는다.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했던 독서에 흥미가 더하는 느낌이다.
'바쁘다'는 의외로 빈틈이 많다는데, 스마트톤에 빼앗겼던 그 틈을 독서로 메워볼 요량이다. 그러려면 또 읽고 싶은 책을 계속 사야 하는데... 아내가 집에 없을 때 도착하도록 주문시기를 조절해야 하나, 그도 쉽지 않은 방법인데. 빌려야 하나요? 아니면 그래도 구입해서 읽어야 할까요?
사진출처: Pixabay의 Pexels
#책구입통계 #독서량 # 국민독서 #책읽기 패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