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여름, 조금은 영리해진 캠프 전략
드디어 긴 여름방학의 끝자락에 서 있다.
캘리포니아는 여름방학이
유난히 빠르게 시작해
새 학년도 8월 중순이면 문을 연다.
5월 마지막 주부터 시작된
방학이 어느새 74일째.
작년보다, 아니 해마다
시간이 더 빠르게 흘러가는 기분이다.
작년 여름, 나는 ‘아이 방학=캠프 풀코스’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
시티 캠프 4주, 사이언스 캠프 3주.
숨 가쁘게 달렸지만,
돌아보니 지친 건 아이보다 나였다.
올해는 조금 다르게 설계했다.
사립학교 캠프 2주, 사이언스 캠프 2주, 야구 캠프 2주.
짧지만 집중도 높게.
만족하냐고? 글쎄, 올해의 배움을 토대로
내년은 더 ‘영리하게’ 보낼 계획이다.
1. 사립학교 썸머캠프
시설과 위생은 최고 수준.
담임 교사가 직접 지도해
안전과 관리 면에서는 믿음이 간다.
참가하는 아이들 대부분이
‘필터링’된 환경 덕분에,
거친 행동을 하는 친구를 거의 보지 못했다.
급식·부대시설까지 자본주의 퀄리티가 보장된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학습보다 ‘보육’ 중심.
하루 종일 잘 놀지만,영어·학습 효과나
특별한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매일 있는 물놀이도
수영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에겐 지루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안전하고 편안한 2주를 보내고 싶다면
좋은 선택이지만,
뚜렷한 목표나 성취를 원한다면
다른 테마 캠프를 권한다.
2. 사이언스 캠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재참가.
아이 만족도가 높아 다시 찾게 됐다.
매일 새로운 만들기 과제가 있어,
완두콩 관찰부터 화산 폭발 실험,
거짓말 탐지기 제작까지
흥미로운 활동이 이어진다.
본격적인 코딩·심화 학습 캠프는 아니지만,
전기자동차나 장난감 제작을 통해
회로 설계와 전기 전달 원리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배움과 재미의 균형이 좋아
초등 저학년에게 특히 적합하다.
결론적으로, 즐겁게 배우며
창의력까지 자극하는 1~2주 프로그램으로
내년에도 반복 참가할 계획이다.
3. 야구 캠프
아이는 자타공인 야구광이다.
작년 봄 시즌에는 Single A로 뛰었고,
매일 밤 다저스 경기를 챙겨보며
한 달에 한 번은 직관까지 간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게
엄마·아빠의 권유가 아니라
스스로 시작한 운동이라는 점이다.
봄 시즌 함께 뛴 친구들과 야구 캠프에 참가했다.
프로패셔널한 분위기 덕분에 실력 향상을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야구를 계속 즐겼다’는 것에
의의를 두어야 했다.
스포츠 캠프는 기본기가 잡힌 아이들이 모인다.
최소한 야구 규칙을 알고,
헛스윙 없이 배팅이 되는 수준이 되어야
참여의 의미가 있다.
올여름엔 농구나 골프 캠프도 시도해보고 싶었지만,
아이의 확고한 선택은 역시 ‘야구’.
내년에는 골프·농구와
적절히 병행해 스포츠 캠프를 구성해볼 생각이다.
이렇게 캠프로 6주를 채우고,
남은 시간은 아이와 느슨하게 도서관을 오가며,
여름 휴가도 다녀오며 보냈다.
한국에 가지 않는 여름,
‘어떻게 버티나’ 걱정했는데
막상 끝을 앞두니 간사하게도 아쉬움이 먼저다.
곧 새 학기가 시작된다.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아직 여름이 완전히 저물기 전,
이번 여름을 가슴에 한 번 더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