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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듣지 않았고, 데이터만 봤다
그해 여름, 한 식품 브랜드의 전환율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저는 성과 분석 회의에서 각종 지표를 들이밀며 '광고 예산 조정', '신규 키워드 테스트'를 제안했죠.
팀도 고객을 끄덕였고, 우리는 일단 수치를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전환은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고객센터에 들어가 리뷰를 하나하나 보기 시작했죠.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읽었는데, 이상하게 자꾸 멈춰 읽게 되더라고요.
"맛은 괜찮았는데 배송 포장이 아쉬웠어요."
"이 브랜드, 요즘 좀 변한 것 같아요."
"뭔가... 예전엔 더 정성이 느껴졌는데."
그 순간 전 알았습니다.
우리는 제품이 파는 게 아니라 '기대'를 팔고 있었다는 것을요.
포장 하나, 후기 관리 하나가 고객의 신뢰와 감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말이죠.
숫자는 말하지 않았지만, 고객은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냥 우리가 듣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 후로 저는 마케팅 회의에 꼭 리뷰 몇 개를 가져갑니다.
수치보다 한 줄의 후기에서 배울 때가 더 많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