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대신

20화: 신의 아들들

by 수원 박선생

20화: 신의 아들들

서울 북부, 한 폐쇄된 대안학교.

그곳엔 특별한 아이들이 모여 있었다.

초등학교도 가지 못한 채 영이 보인다고 입을 닫은 아이,

꿈속에서 귀신과 대화하며 정신질환 오해를 받은 중학생,

태어날 때부터 ‘신령’을 본다는 이유로 집안에서 격리된 소년.

그들은 세상 밖에 이름이 없었지만,

신의 세계에선 이미 ‘씨앗’이라 불리며, 미령의 표적이 되었다.

[윤미령의 선언]

검은 의회 회합.

윤미령은 단호히 말했다.

“어른은 회복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아직 정의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그들의 이름이 ‘신의 것’이 되기 전에, 우리가 먼저 그들을 지워야 합니다.”

“기억되지 않은 세대에, 우린 새로운 악을 심을 겁니다.”

[정우현의 사명]

윤서린은 급하게 정보를 전했다.

“신의 감응을 받은 아이들이 서울 근교에 은신하고 있었어요.

원래는 미래의 계승자들, ‘신의 아들들’로 길러질 예정이었죠.”

“근데…”

“윤미령이 먼저 그들을 찾았어요.”

정우현은 말을 잇지 못했다.

“…아이들은 아직 아무것도 몰라요.

이게 전쟁인지, 신의 선택인지, 그저… 이상한 꿈을 꾸고 있는 것뿐이에요.”

“그렇기에, 지금 그들을 지켜야 해요.

신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폐교 방문 – 무당의 씨앗들]

정우현은 아이들 앞에 섰다.

그들은 말없이 그를 바라봤다.

“너희들 중 누군가는, 신을 보았고 누군가는 이상한 소리를 들었겠지.”

“…그게 나쁜 건가요?”

한 아이가 물었다.

우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건 그냥 세상보다 조금 더 일찍 깨어난 감각일 뿐이야.”

“그걸로 사람을 도울 수도 있고,

그 힘을 부러워한 이들에게 상처받을 수도 있어.”

“하지만 기억해.

신의 뜻을 따르는 건 너희가 선택하는 거야.

신이 너희를 선택하는 게 아니고.”

[윤미령의 침입 – 유산의 절단]

그 순간.

폐교 건물의 유리창이 동시에 깨졌다.

검은 연기처럼 번지는 악신의 기운.

윤미령이 나타났다.

그녀의 눈엔 이제 안대가 없었다.

오히려, 눈동자엔 수백 명의 ‘이름 없는 자들’의 시선이 깃들어 있었다.

“이 아이들은 신의 씨앗이 아니라,

내가 버림받던 그때, 아무도 보지 않았던 내 모습이야.”

“그러니…

이제 이들은 신이 아닌 ‘나의 이름’으로 살아가야 해.”

[공수 – 신의 계승과 종결 사이]

정우현은 마침내 두 손을 들어 공수를 열었다.

이번 공수는 신의 뜻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선언이었다.

“아이들을 신으로 만들지 마라.”

“신은 계승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 태어나야 한다.”

“이 아이들은 다음 신이 아니라, 신이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 아이들이다.”

[윤미령의 동요]

그 말에 윤미령의 손이 멈칫했다.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우린 신에게 의지해왔어요.

세상이 무너지면 신을 불렀고, 신이 침묵하면 원망했어요.”

“그래서…

난 내가 신이 되려 했어요.”

“하지만…”

정우현은 천천히 걸어나갔다.

“당신은 신이 아니에요.

당신은…

처음으로 세상을 끝내고 싶었던 사람일 뿐이에요.”

[아이들의 선택]

한 아이가 손을 들었다.

“…전, 무당이 되고 싶진 않아요.

그냥… 친구가 생기면 좋겠어요.”

또 다른 아이가 말했다.

“전 신이 보일 때마다…

엄마한테 말 안 해요.

엄마가 무서워할까 봐.”

정우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걸로 충분해.

너희는 살아있는 것만으로, 이미 누군가에겐 ‘기적’이니까.”

[윤미령의 후퇴 – 예고된 끝]

윤미령은 눈을 감고 돌아섰다.

“당신은 결국…

신이 되길 포기했네요.”

“…난 신이 되려 한 적 없어.

그냥…

사람이고 싶었어.”

그녀는 사라졌지만, 공기 속엔 여전히 말이 남았다.

“곧 마지막 신이 깨어나요.

그 신이 선택하는 순간, 당신도 인간으로 남을 수 없을 거예요.”

� 다음 화 예고

21화: 마지막 신, 별의 문장

열두 대신 중 마지막에 깨어날 신령—별성대신의 전면 각성이 예고된다.

동시에, 신과 악신의 전쟁이 '말'의 싸움에서 **'존재의 개념'**으로 확장되며,

정우현은 신을 이어받을 것인가, 끝낼 것인가라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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