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프란츠카프카 지음, 붉은여우 옮김 · 지식의 숲

by 흐르는 강물처럼

프란츠카프카 지음, 붉은여우 옮김 · 지식의 숲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현실을 부정해 보지만 바뀌지 않는다.

아무리 외쳐도 내 말을 아무도 듣지 못하고, 누구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다.

나를 사랑하고 나에게 의지하던 가족들이 이제는 나를 부담스러워하고 부정한다.

그들은 끝내 내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

이러한 과정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듣게 된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어느 날 내가 갑자기 징그러운 벌레가 되어버린다면 말이다.

악몽도 이런 악몽이 또 있을까?

너무 비참하고 불행하고 잔인하다.

작가 프란츠카프카는 말도 안 되는 이 끔찍한 상상‘변신’이라는 소설에 담아 그려냈다.




어느 날 아침 외무사원(외판원)인 그레고르는 자신의 몸이 갑자기 벌레로 변해버린 것을 발견한다.

자신의 모습 때문에 출근을 하지 못하게 되자 지배인이 그의 집에 들이닥쳤다.

그레고르는 방문을 꼭 잠근채 방 안에서 출근하지 못한 자신의 상황을 지배인에게 그럴싸하게 설명하려 든다.

부모님이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한 모습을 보게 되자 어머니는 기절하고, 아버지는 그레고르를 방으로 내몰아서 가두어 버린다.

여동생인 그레테는 벌레가 된 오빠의 모습을 끔찍하게 생각하면서도 음식을 챙겨주고 그의 방을 정리하고 청소를 해준다.

사람보다 벌레로서의 욕구에 지배당한 그는 이제 신선한 음식보다 썩은 음식의 맛과 냄새에 만족감을 느낀다.


사실 그레고르는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며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돈을 벌려고 노력하였다.

처음에는 그의 수고에 고마움을 느꼈던 가족들은 점점 그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그레테는 오빠와 가깝게 잘 지내고 있었고 음악을 좋아하는 그레테의 미래를 위해 그는 그레테에게 교육을 시켜야겠다고 마음먹은 터였다.

부모님은 벌레로 변해버린 그레고르의 모습을 직접 만날 자신이 없자 그레테를 통하여 그의 일상과 상태가 어떠한지 살폈다.

아들을 보겠다고 결심했던 어머니는 막상 그레고르를 보자 또다시 처음처럼 기절하였고, 아버지는 그레고르에게 사과들을 마구 던져 그레고르의 등에 박히게 하는 상처를 입혔다.

일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가족들은 이제 생계를 위해 스스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레테의 바이올린 연주 소리에 거실로 나왔던 그레고르가 하숙인들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키자 하숙인들이 돈을 내지 못하겠다고 협박을 하면서 집에서가버다.

가족들은 이를 계기로 그레고르를 더욱 미워하게 된다.

그레테는 그레고르를 향해 '저것'을 더 이상 오빠라고 부를 수 없다고 하면서, ‘저것’방을 치우기 싫다고 하고, 어떻게 '저것'을 내쫓을지 부모님과 의논한다.

이러한 모든 것을 지켜본 레고르 진작 자기 자신이 없어졌어야 한다고 받아들이며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다.

남은 가족들은 그의 죽음을 홀가분하게 받아들인다.




우리 모두 벌레가 아닌 멀쩡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 는데도 여전히 서로의 말을 들어주 않아 대화가 되지 않고 자기의 말만 하고 주장하며, 서로의 마음을 살펴보지 않는다.

모두 그렇지는 않겠지만, 때로는 그저 필요에 따라서 어쩌면로를 이용하고 이용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가족들이라고 다를 것이 없서 오히려 가족들이 남들보다 못한 관계가 되기도 한다.


작품에서 그레고르는 벌레가 된 것만으로 가족들에게 버림받을 충분한 이유가 된다.

가족 생계를 책임지던 그레고르가 더 이상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되자, 가족들은 스스로 일을 하면서 그의 빈자리를 메운다. 그레고르는 이제 경제적인 효용가치도 상실하고 가족으로서의 빈자리도 잃어버리고 만다.


사랑하는 가족이 경제적 능력, 정서적 유대관계, 신뢰, 기억을 잃었다고 하더라도 예전과 같이 서로 아끼고 보살필 수는 없는지 의문을 던지게 된다.

그레고르의 가족들처럼 차갑게 외면하고 돌아서게 되지는 않을까 두렵다.

그레고르를 가족이라는 이름 안에 따뜻하게 품을 수는 없었을까.

참으로 냉정하고 비정한 계산적인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씁쓸하여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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