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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떨어진 나뭇잎 한 장

조용히 내려앉은 어느 하루의 기억

by 김시현

바람 따라 흔들리다 내 마음에 고요히 내려앉은 나뭇잎 한 장.
그건 단지 낙엽이 아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기다려온 어떤 감정이었고, 잊었다고 생각했던 누군가의 안부였다.

그날의 하늘은 괜히 조금 더 높아 보였고, 마음은 이유 없이 무거웠다. 그런 날엔 아주 사소한 것들이 깊게 스며든다. 길가에 쌓인 낙엽 하나, 나뭇가지 끝에 걸린 햇살 한 줄기, 그리고 생각보다 오래 머무는 기억 하나.

그 나뭇잎은 조용히 나에게 말을 걸었다.
“괜찮아, 지금 이대로도 충분해.”

그래, 바쁜 하루 속에도 이런 순간이 있었다.
잠시 멈춰 서게 하는 무언가. 마음을 덮는 듯한 아주 가벼운 무게.


그건 결코 사라지지 않고, 내 안 어딘가에 조용히 남는다.

계절은 변해도, 내 마음에 떨어진 그 나뭇잎 한 장은
아직도 가끔 그 자리에 있다.
말없이, 그러나 따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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