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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기다리는데 나는 쫓기만 했다

다가가려 할수록 멀어졌던 마음

by 김시현

사랑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말없이, 천천히, 내가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처럼.

그런데 나는 조급했다.
불안했고, 확인받고 싶었고, 그래서 사랑을 자꾸 재촉했다.
사랑이란 걸 이해하기엔 아직 내가 서툴렀고, 그걸 표현하는 법도 몰랐다.


마음을 얻기 위해 애썼지만, 어느새 나는 사랑을 좇기만 하고 있었다.
놓칠까 봐, 멀어질까 봐, 다가가지도 못한 채 계속 뒤쫓기만 했다.

그러는 사이, 사랑은 말없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그땐 미처 몰랐다.

사랑은 늘 기다리는 쪽이었고,
나는 늘 쫓는 쪽이었다.
서로를 향하고 있지만, 엇갈리는 그 마음의 속도 때문에
우리는 자꾸 스쳐 지나갔다.


이제야 안다.
사랑은 다가가는 게 아니라, 머무는 것이라는 걸.
기다려주는 마음 속에, 진짜 사랑이 숨어 있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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